어떤 음악이 좋고, 어떤 음악이 나쁘고 하는 식은 구세대적 발상이다. 정말 그렇다. 대신 그때의 상황과 그때의 분위기에 맞추어, 사랑하는 사람과 다정하게 와인을 즐기고 있다면 은은한 째즈에 맞추어 잔을 부딪히는 것도, 비오는 날 창 밖을 보며 쓸쓸한 old pop을 듣는 것도, 화창한 오후에 잔디에 누워 햇살을 받으며 soft metal을 듣는 것도, 나이트에 가서 신나는 댄스 곡에 맞춰 춤을 추는 것도 모두 자신만의 선택이고 자신만의 취향일 것이다. 군대가 아닌 이상 자기가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을 들으면 그만이다.

서론이 길었다. 내 경우에 있어서 하루가 우울했던 날이나, 한숨이 어쩔 수 없이 절로 나오는 날, 혹은 내 자신에게 무척이나 화가 나는 그런 날에는 Lose yourself를 듣는다. 가끔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고개도 끄덕이고, 허리도 조금씩 굽혀가면서 흥을 맞추어 본다.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정말 정말 단순하다. 8mile 이라는 영화를 극장에서 본 날, 자막이 끝까지 올라갈 때까지 정말 정말 유심히 가사를 보았다. 그 곡의 시작은 이렇다.

Look, if you had one shot, one opportunity
(만약에, 니가 단 한번, 단 한번의 행운으로)
To seize everything you ever wanted-One moment
(원했던 모든 걸 갖을 수 있게 된다면)
Would you capture it or just let it slip?
(그 기회를 잡겠어, 아니면 그냥 날려 버리겠어?)

8mile 영화 자체가 에미넴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 당연히 그러할테지만, 자신의 상황이 지독히도 좋지 않음을 담고 있다. TV 광고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Rap battle 장면. 에미넴은 자신의 이야기를 한 구절도 입밖에 내 뱉지도 못하고 무대를 내려온다.

He’s nervous, but on the surface he looks calm and ready
(속으로는 긴장되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모든 게 준비된 듯 서서)
To drop bombs, but he keeps on forgettin
(모든걸 날려버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계속해서 잊어 버려)
What he wrote down, the whole crowd goes so loud
(종이에 적었던 가사들을, 이제 관중들은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고)
He opens his mouth, but the words won’t come out
(입을 벌려보지만 말은 한마디도 꺼내질 못 해)
He’s chokin, how everybody’s jokin now
(계속해서 억누르고 있어, 사람들의 농담을 다 참아내고 있는거지)
The clock’s run out, time’s up over, bloah!
(시간은 계속 흘러가는데, 이제 시간은 다 됐어, 빌어먹을!)
Snap back to reality.. Oh there goes gravity
(다시 현실을 직시해 보면, 진지해 져야 한다는 걸 깨달아)
Oh, there goes Rabbit, he choked
(그냥 도망쳐 버릴까 하지만 꾹 참아내)
He’s so mad, but he won’t give up that
(화는 머리끝까지 나지만, 절대 포기하진 않을 거야)
Is he? No
(그렇지? 물론)

하지만, 그의 가사 내용처럼, 화가 머리끝까지 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한다. 그리고 언젠가 오게될 자신만을 위한 그 행운을 결코 놓치지 않으리라는 맹세도 함께 말이다. 둥둥 울리는 베이스 소리와 사정없이 질러대는 거친 랩의 각운들이 미치도록 가슴을 끓게 한다. 정말이다. 적어도 나는 이 음악을 들으면 상당히 ‘흥분된다’. 그리고 마지막 그의 속삭임 또한 꽤 오랜 시간을 내가 버틸 수 있게 해 준다.

You can do anything you set your mind to, man

※ 에미넴 한국 팬사이트 : http://www.eminemkorea.com
※ 에미넴 다음까페 : http://cafe.daum.net/bestra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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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e yourself – 8miles

어떤 음악이 좋고, 어떤 음악이 나쁘고 하는 식은 구세대적 발상이다. 정말 그렇다. 대신 그때의 상황과 그때의 분위기에 맞추어, 사랑하는 사람과 다정하게 와인을 즐기고 있다면 은은한 째즈에 맞추어 잔을 부딪히는 것도, 비오는 날 창 밖을 보며 쓸쓸한 old pop을 듣는 것도, 화창한 오후에 잔디에 누워 햇살을 받으며 soft metal을 듣는 것도, 나이트에 가서 신나는 댄스 곡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