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희망보고서 유한킴벌리 – KBS일요스페셜 팀 취재, 정혜원 글
★★★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유한킴벌리’
위 문구를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은 아마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유한킴벌리는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을 하는 회사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꽤나 된다. 하지만, 유한킴벌리라는 회사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IMF이후의 경영실적 및 경영성과에 따른 파급효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IMF를 졸업한지도 3~4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우리는 과거 일본이 맞았던 장기불황 상태에 여전히 빠져 허우적 대고 있다. 특히, 나와 같은 20대 청년 실업 문제는 이제 두말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혀를 내두르는, 한편으로는 안타까워하면서도 이렇다할 대책을 내 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계도, 기업도, 정부조차도 수 많은 대책 아닌 대책을 내 놓았으나, 여전히 실업률은 내려갈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기업은 과함한 설비 투자나, 인력 확보 대신, 많은 자금을 내부에서만 운용하고, 중국이나 동남아 같은 값 싼 노동력만을 취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유한킴벌리라는 기업은 IMF를 정리해고와 설비투자 만으로 이겨내지 않았다. 역발상이라고 하기에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길로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바로 지식노동자 창출이다. IMF당시 인건비 삭감을 위해 구조조정을 치르고, 유휴자본재를 놀리는 기업이 많았으나, 유한킴벌리는 오히려 인력을 33% 확충하여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4조 3교대를 도입하였다. 4일 근무, 3일 휴식, 거기에 직원들의 자기계발 및 지식습득을 위한 1일 교육까지.
지식경영이라는 말이 회자된지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다. KMS니 노나카니 하는 따위의 용어를 모른다 할지라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식경영에 대해서 조금씩은 알고 있고, 공감하고 있는 부분도 상당수 있으리라 여긴다. 유한킴벌리는 지식경영에서 한차원 더 발전된 지식노동자 양산체제에 이미 7~8년전부터 들어갔었던 것이다.
대략 책에 대한 소개가 길어졌는데, 과연, 최고경영자의 자리에서 높은 임금상승률, 내수/수출 부진, 경기침체와 같은 상황에서 인력을 더 투입하고, 1~2년안에 절대 가시화 될 수 없는 교육을 직원들 모두에게 시키는 등의 장기적인 안목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루가 다르게 모든 것들이 변하고 또 변하는 시점에서, 내부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많은 대다수의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어떻게 이해하도록 만들었을까.
일단, 유한킴벌리의 가시적인 성과는 분명 본받을 만한 획기적인 패러다임임에는 틀림이 없다. 체제의 혁신이든, 경영자의 탁월한 경영 능력이든 모두 충분조건을 만족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여전히 내가 믿고 내가 기억하고 있는‘사람을 남기는’ 경영은 이제 앞으로 감성리더십, 지식경영 등과 맞물려 새로운 대한민국 경영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논문과 같은 느낌이랄까. 좀 더 생생하다기 보다는 직원인터뷰나 문국현 사장 인터뷰에서는 왜그런지 작위적인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