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사랑의 기억을 추억하는.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 이정하
★★★

‘사랑’이라는 이름의 옷을 입지 않고서는 마음속에서 불어대는 바람은 도무지 대책이 없습니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사랑을 하겠다고 그렇게 애를 쓰지는 못했지만, 사랑을 하고 있지 않아서 마음속에 불어대는 바람에는 대책이 없습니다. 한 사람을 잊고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이렇게도 어려운 일임을, 그 사람의 곁에 있을 때에는 몰랐습니다. 당연한 일일까요. 결코 단 한번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나의 모습을 그려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애를 써야 사랑을 찾을 수 있는 것인지. 다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시간과 현실이라는 과제를 떠난다면야 능히 해결이 될 문제일테지만, 그 안에서 찾아지는 사랑이야말로 더욱더 안타깝고, 애절하고, 행복한 사랑이 됨은 말할 여지가 없을테지요. 여유로운 사랑이란 이젠 없을 것 같습니다. 왠지 사랑조차도 제겐 없을 것 같습니다. 섯부른 판단이었기를 바랄 뿐이죠. 좀 더 애를 써야 되는 일일까요. 제게로 오지 않는 사랑을 원망하는 일이 잘못된 것이겠지요.

쓸쓸한 사랑에 대한 기억이 뭍어나는.

“이상한 일입니다. 사랑을 나눠 보면 슬픔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도 사람들은 사랑을 하지 못해서 안달입니다. 약간의 기쁨, 그 불확실한 기쁨을 위해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 전체가 슬픔에 젖어 산다 해도 능히 그것을 감수하거든요.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어이없는 일이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벌어질 것이니…

허허로웠습니다. 가을이 끝나가고 겨울이 시작될 이 무렵이면 나는 늘 허허로웠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아무렇지도 않다가 이맘때쯤이면 왜 유독 내 마음은 한 자리에 못 있는지. 그랬습니다. 바람은 길거리에만 부는게 아니었습니다. 추운 바람이야 따뜻한 옷 하나 입으면 되지만 마음속에서 불어대는 바람은 도무지 대책이 없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옷을 입지 않고서는 내 빈 마음으로 불어닥치는 머나먼 이름 하나…“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이정하 지음
감성언어의 마술사 이정하의 산문집. 사랑, 삶의 향기, 삶의 길, 삶의 지혜, 반성 등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삶을 살아가면서 틈틈히, 혹은 어느 순간에 멍하여지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예리하게 짚어낸다. 감성적인 글과 함께 깔끔하면서도 정감있는 일러스트, 모노톤의 사진 이미지들이 ‘아, 너무 예쁘다’라는 탄성을 내지르게 한다. 우정을 나누고픈 친구 혹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선물용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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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사랑의 기억을 추억하는.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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