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다.
아름다운 봄날이다.
따뜻하게 아름다운 봄날이다.
홀로 걸어도 따뜻하게 아름다운 봄날이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곁에 오래 두면 잘 잊어버린다.
왜 그게 아름다웠는지, 얼만큼 그게 아름다웠는지.
아름답다라는 말은 유치원을 다닐때 이미 알았건만,
그 안에 깊은, 따뜻한 뜻을 알게 된 것은 바로 며칠 전인 것 같은.
무리를 벗어나 긴 터널을 지나는 지하철 안에서 문득,
떨어지는 햇살이 만들어내는 노을을 보다가 문득,
지인들의 무거운 어깨를 보다가 문득,
2시간여의 설전을 마치고 꺼내물은 담배의 연기를 바라보다 문득,
자꾸만 내가 걷는 걸음걸이를 보면서 문득,
그렇게 나는 내 곁에 쓸쓸한 아름다움을 기억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