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Wicker Park, 2004)
★★
사실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굳이 가을이라는 멜로적 성향이 짙은 계절에 개봉하기 위해 미뤄왔던 것도, 영화의 타이틀도 썩 땡기지 않았다. 국내로 넘어오면서 제목들이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그 참 이상한게 굳이 한글로 표현하면 의미 전달이 어렵고, 또 타이틀에서 풍겨주는 영화에 대한 어떤 뉘앙스가 적절하지 못할 경우, 또는 인기 있었던 영화의 타이틀이나 카피를 일부 차용해서 부차적인 영화의 스토리를 말해주는 경우. Wicker Park가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라는 엄한 타이틀로 바뀐다.
어릴 때 드라마에서 숱하게 보았던 기억이 남아 있어서일지는 몰라도 분명 스토리 자체는 어디선가 들어본, 보았던 기억이 남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영화의 카피와 영화에 몰입해서 이입을 하다보면 그런 약점들을 잊게 만들어주기도 하는.
분명 우리는 죽을 때까지 사랑을 하면서 살겠지만, 십대에, 이십대에 혹은 삼사십대 이후에 하게 될 사랑의 그림이 많이 다르고 또 그렇기 때문에 어려서는 어른들의 자유로운 사랑에, 나이가 들어서는 유년기의 안타깝고 풋풋한 사랑에, 혹은 그렇게 잘 해내지 못했던 쓸쓸한 사랑에 대한 기억으로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나도 더는 ‘피터팬’이 아닌가보다라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늘 내가 생각하는 것 처럼, 내가 마음 먹고 대하는 것 처럼 사람들이 내게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이제 점점 나도 무뎌지는. 사랑에 기대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