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대는 그저 젊음 뿐이었다.
타인이 나에게 기대하는 낯설은 나의 모습도 자주는 아니더라도 내가 유쾌하게 보여줄 수 있는 솔직함이었다. 때론 어떠한 종류의 믿음을 통해서 자연스러운 형태의 자신감으로 바뀌곤 하던 그런 때였다. 사랑이라면 자존심은 그녀를 위해서 버릴 수 있다고 여겼고, 그녀를 잡지 못해서 돌아서서 후회하는 짓은 안하리라고 그렇게 붙잡아 봤던 사랑도 있었고, 속 깊은 친구였기에 내가 비록 조금은 손해를 볼지언정 그의 말을 100% 신뢰하고 그를 믿어주기도 하던 때였다. 섣부른 꿈이 굉장히 많았고, 그래서 포기해야 했던 한낱 꿈에 불과한 욕심도 많았으며, 언제나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에 늘 그자리에 있을거라고 믿었던 기억도 많았다. 몇 날 몇 일을 기타만 치며 밤을 새운 날들이 있었고, 온 몸이 땀에 흠뻑 젖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만큼 농구에도 미쳐 보았으며, 꼭 영문과 교수가 되겠다고 영어공부에 미쳐 영문과에 들어가고, 외국인 강사에게 무작정 매달려서 이야기하자고 조르기도 하였고, 가장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하루 내내 엉엉 울기도 하였다. 핏줄이라던 사람들에게서 이질감을 느끼며 괜히 방황도 해봤고, 못 먹는 술이지만 친구들과 뒤엉켜 밤새 함께 웃고, 떠들고, 화내다 어느새 공원 벤치에서 눈을 뜬 기억도 있었으며, 인생에서 꼭 하나 지우고 싶은 수치스러운 실수도 있고, 떳떳하고 자랑스러웠던 소소한 일상도 있었다. 기꺼이 멘토를 자청하는 사람 한 둘은 있었으며, 꼭 돈이 아니더라도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작지만 커다란 나침반이 되어주었던 친구가 있었다.
물론,
누구에게나 돌이켜보면 피끓었던 젊음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내게는 돌이켜. 젊음 그리고, 그것이 청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