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밴드에 미치다 – Biuret

라이브 클럽에 가자!

올해 초, 벅스에서 indi 카테고리에서 1분 듣기로 괜찮은 음악들을 나름대로 선별하는 과정에서 ‘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이라는 곡을 상당히 특이한 음색으로 노래를 부르는 밴드를 만나게 되었다. 음색을 뭐라고 해야할까.. 상당히 독특한 느낌으로 그저 ‘뷰렛’이라는 독특한 느낌을 주는 인디 밴드가 있구나. 하며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iPod에 그들의 노래를 몇 곡 담아두고, 가끔 듣는 ‘괜찮은’ 밴드로 기억하고 있었다. (스펠링도 몰랐다..-_-;;)

정말 문득 홍대 라이브 클럽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도 너무 복잡하고, 마음도 살짝 우울모드여서 아무 생각없이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파묻히고 싶은 그런 날이었다. 오늘은.
‘그래. 홍대로 가자’ 복장은 흥겹게 놀기에는 무리였지만, 뭐 어때? 홍대인데!
근데 어디로 가지? -_-;; 홍대에 라이브 클럽이 많이 있지만, 또 많기 때문에 어디를 가야할지를 몰랐고, 그나마 알고 있는 드럭은 왠지 오늘은 안땡기는 날. 그래서, 우리의 만물박사 지식iN님에게 살짝 여쭈어보았더니, 홍대에서 독립예술축제인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2006’이 열린다고 귀뜸을 해주었다. 그래. 가보자! 어딜 가도 그냥 흥겨운, 혹은 좋은 음악 만나기 어렵지 않을테니까. 홍대잖아!

제머스(jammers)라는 클럽에서 뷰렛이 오늘 공연을 한다는 팜플렛을 보고, 딱히 알고 있는 근래 인디 밴드도 없거니와 ‘나는 외로움 그댄 그리움’이라는 친숙한 곡과 간간히 들었던 톡특한 보컬의 느낌을 따라서 제머스로 향했다. 사실 어떤 기대보다는 시끄러운 곳에서 묻혀있고 싶다는 욕망이 컷기 때문에 밴드는 중요한 선택의 잣대가 아니었다. 제머스의 라인업에는 3개 정도의 밴드가 있었는데, 실제 라인업은 노네임써, No Name Sir(NNS), 여홍빈 Yeo hong bean , 뷰렛 Biuret 으로 되어 있었다. 알고 있는 밴드가 뷰렛뿐이어서인지는 몰라도 오늘 대부분의 라인업은 여성 보컬과 모던록 형식의 음악이 주를 이뤘다. 특히 보컬의 창법은 인디밴드의 트랜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슷했다. 뭐 Suck은 아니네. Not bad네. 혼자 어설픈 평가하고, 아주 살짝 흥겨워질까 말까하는 동안에 그나마 알고 있던 그들이 무대에 올랐다.

 

Biuret = Beautiful Violet

사실 현대 음악은 비쥬얼도 상당한 몫을 차지한다. MTV세대를 넘어, 1인 미디어 세대인 현재까지 우리가 겪은 밴드를 포함한 가수들은 좋은 인상과 좋은 얼굴들을 가져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부분의 후광효과일수도 있으나, 탄탄한 실력도 함께 갖춘 가수들도 많이 보아왔다.
사실 뷰렛의 음악만 들어본 사람이라면,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은, 키가 작고, 특이한 음색만 가진, 비쥬얼은 혹은 무대 카리스마는 그냥 뭐 그렇겠지.. 정도를 떠올리고 있던 찰라였다. 그런데..

헉.. 예쁘다.. 귀여운건가… -_-;; 첫곡으로 나는 외로움, 그댄 그리움을 부르는 그 잠깐 3분여의 시간에 확실하게 각인이 되어버렸다. 십대도 아니고, 이십대도 아닌데 말이지.. 어설픈 연주도 아니었고, 어설픈 몸놀림도 아니었고, 이어폰으로만 들었던 목소리의 톤과 느낌이 록을 하는 즐거움, 연주와 노래를 하는 즐거움, 프로 밴드보다 더 열정적인 퍼포먼스! (제길.. 동영상을 못 찍었다!) 오늘의 라인업에서 마지막을 장식할 밴드다운 즐거움이었다.

뷰렛의 공연만 약 1시간이 넘게 지속되었다. 앵콜이 3번 나오고, 급기야 간간히 서 있던 몇명을 제외하고 앉아서 고개만 까딱하고 박자만 고작 맞추던 사람들까지도 일어서서 ‘좋은 음악’에 취해버렸다. 정말 대학 1학년 때, 축제에서 마지막 무대를 현란하고 광란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김경호의 숱한 레퍼토리들이 떠오르면서, 그 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좋은 밴드’를 만난 확신이 저기 까치산에서부터 우리집까지 밀려오고 있었다. 현재 뷰렛 팬카페 가입완료했다..-_-;; 그리고, 네이버에서 몇가지 뷰렛과 관련된 눈에 띄는 내용들을 발견했다.

뷰렛 biuret
보컬기타 문혜원(80) / 기타 이교원(84) / 베이스 안재현(83) / 드럼 엄진용(85)
리더 문혜원을 중심으로 2002년 결성된 혼성 모던 락 밴드인 뷰렛은 Beautiful violet이라는 의미처럼 라이브에서 그들만의 아우라를 강력하게 발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홍대 클럽 재머스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곧장 인디밴드들의 명예의 전당인 쌈지 락 페스티벌의 숨은 고수로 발탁되었고 부산 락페스티벌, 하이서울 락페스티벌, 게이트인 서울 등 굴지의 락 페스티벌과 광주, 전주 국제 영화제 등 수많은 축제에 초청되었다. 라이브를 봐야 뷰렛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라이브에서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는 이들은 지금까지 총 300회가 넘는 공연으로 갈고 닦인 라이브 실력을 자랑한다. 공연만 보고 팬카페로 찾아온 이들이 1만 5000여명을 넘는다는 것은 이들의 저력을 알려주는 또 다른 지표이기도 하다.

자우림의 4집 발매 콘서트 오프닝을 비롯해 서태지, 이승환, 델리 스파이스 등 국내 최정상 뮤지션들의 전국투어 무대에 매번 함께 오르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 뷰렛은 듣는 즉시 빠져드는 라이브의 감동을 선사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특유의 자아성찰적인 가사를 중심으로 때로는 공격적인 사운드와 분노에 찬 날카로운 음색을, 때로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요정 같은 보이스를 들려준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뷰렛의 바이올렛 빛깔 음악을 만들어낸다.

폭발적인 가창력의 그녀, 문혜원. 임순례 감독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에서 ‘I LOVE ROCK AND ROLL’을 열창하던 어린 여주인공. 배우라고하기엔 너무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그녀는 사실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과에 재학중이던 음악도였다. 빼어난 외모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유명했던 그녀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캐스팅되어 스크린에 데뷔했는데 이미 99년에 인천방송에서 야심차게 기획했던 최초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디비딥 밴드’ 로 브라운 관에 얼굴을 알린 뒤였다. 될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이렇게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던 그녀는 계속 음악에 뜻을 두고 직접 뷰렛이라는 밴드를 결성해 홍대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곡 사이 사이에 추임새를 넣듯이 ‘개그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개그를 보여준 기타리스트. 이 친구 무대에서 꽤나 재미있다. 관객과 ‘이야기’할 줄 안다. 보컬. 글쎄. 굳이 비교한다면 자우림의 김윤아? 버금간다는 표현은 딱 들어맞지는 않을 듯하다. 실제 라이브무대에서 보게 되면 이 친구만의 특별한 아우라가 느껴짐은 확실할 듯 하다. 베이스. 이 친구도 귀엽다..-_-;; (사진은 위를 참조하시길) 함께 호흡을 맞춘게 4년 이상이라니. 무대에서 기타와 혹은 드럼과 마주보며 연주하는 모습을 보니 참 즐거워 보였던 것 같다. 드럼. 잘 못봤다.-_-;;

 

Find Music for our youth!

우울한 날이나, 그냥 마음이 싱숭생숭한 날. 책상에 앉아서 혹은 이어폰을 꽂고는 해소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들. 이렇게 라이브 클럽을 자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mp3를 다운로드 받고, 음반 산 기억이 몇 년이 지났는지도 모르겠지만, 인디밴드를 살리자는 거창한 목소리가 아닐지라도, ‘좋은 음악’을 만났으니 좀 더 잘 들어봐야지 하는 생각. 그리고, 자주 라이브를 찾아야지 하는 생각. 몸과 숫자는 30대지만, 여전히 마음은 십대(^^;;)

+ 뷰렛 팬카페 – http://cafe.daum.net/biu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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