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늘 너머. TAKEN

“우리 어머니는 언제나 하늘에 대해 많은걸 말씀해 주셨다.
어머니는 하늘에 있는 구름을 보는걸 좋아하셨다.
특히 밤에 떠있는 별을…
우린 때때로 게임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저 하늘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라는 게임을.
우린 어둠이나 아주 밝은 빛을 상상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를 무언가를 상상할 수도 있다.
물론 단지 게임이다. 저 하늘 너머엔 아무것도 없다.
하늘 그 자체가 계속 될 뿐이다.
그리고 우린 그 아래에서 이 모든 게임을 하는 것이다.”

– Taken 1편 도입부 Narration

111우리는 우리가 볼 수 없는, 본 적이 없는 것들에 대한 경외심과 두려움 그리고 동시에 호기심을 갖고 살아간다. 그래서 영화가 먼저 우리가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들을 화면으로, 이야기로 만들어낸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볼 수 없는, 본 적이 없는 것들에 대한 많은 것들을 영화에서 보여주는 영상대로 각인되는 경우가 많다.

Taken은 스필버그가 가장 최근에 제작한 10부작 TV 시리즈물이다. 혹자는 X-FILE보다 진부하고, 덜 미스테리하고, 밍숭밍숭하다고 한다. 일단, 나는 스필버그를 참 좋아한다. 그의 상상력과 그가 그동안 헐리우드에서 보여준 그의 그림들은, 이야기들은 대부분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스필버그’식 즐거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Taken 훨씬 이전, 1977년 스필버그는 ‘미지와의 조우(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라는 작품을 통해서 외계인과 지구인과의 만남을 그려내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Taken은 분명 ‘미지와의 조우’의 연상선상에 있는 작품이라고 여긴다. ‘미지와의 조우’는 당시 외계인을 ‘알 수 없는 존재’, ‘고도의 지능으로 지구를 식민화 하려는 생명체’ 의 개념으로 각종 매체에서 후광을 받을 때, 스필버그는 거의 처음으로 우호적인 외계인이라는 존재를 그려보였다. 대부분의 현대 스필버그식 SF가 그러하듯이, ET나 AI에서와 마찬가지로 우호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순박할정도로 인간친화적인 존재로써 스필버그의 외계인은 설정되었다.

그렇다면 taken은? Taken은 복합설정이다. 외계 존재를 만나는 상황과, 개인적 욕망에 따라 그리고 그들에 주관적인 가치 부여에 따라, 다양하게 그려진다. 약 100년가량을 외계인과 접촉해 왔던 3대, 그리고 각각 세 가족간에 일어난 외계인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룬다.

Taken-01재미있는 설정은, 두 작품의 결말은 모두 어찌보면 씁쓸하게도, ‘외계로의 귀환(?)’이다. 미지와의 조우의 주인공은 자신이 궁금해하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그들의 우주선에 오르고, Taken의 주인공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그들에게 주기 위해서 우주선에 오른다.

이미 스필버그는 Taken을 기획하면서부터 이 이야기를 2시간 가량의 영화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언급하며 TV시리즈로 제작했다고 한다. 스필버그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세계관을 두 영화의 연결선상에 올려 놓은 것 같다. 한창 젊던 스필버그는 늘 ‘WHY와 WHAT’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였을 것이고, 이제 노년에서 자신의 세계를 돌아보는 스필버그는 ‘BECAUSE’를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여전히 그가 가지고 있는 ‘저 하늘 너머’에 대한 경외심과 두려움이 우리에겐 언젠가 우리가 맞이하게 될 따뜻한 미지의 세계와의 조우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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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는 언제나 하늘에 대해 많은걸 말씀해 주셨다. 어머니는 하늘에 있는 구름을 보는걸 좋아하셨다. 특히 밤에 떠있는 별을… 우린 때때로 게임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저 하늘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라는 게임을. 우린 어둠이나 아주 밝은 빛을 상상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를 무언가를 상상할 수도 있다. 물론 단지 게임이다. 저 하늘 너머엔 아무것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