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커뮤니케이션도 이젠 ‘블로그’로

NHN의 이야기

NHN이 얼마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하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블로그를 통해서 진행하고 있다. ‘기업 매거진, NHN Story’로 명명된 이 블로그는 사실 개설된지는 고작 1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일반 블로그에서 보는 것과 동일한 UI를 담고는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댓글이나 트랙백은 제공하고 있지 않다. 다만, RSS나 ‘친구에게 메일로 보내기’ 등과 같은 일부 ‘PUSH’형 툴은 운용을 하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NHN은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툴로 자사의 서비스와 브랜드를 충분히 잘 전달해 주고 있었다. 별도의 독립 대표 블로그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카페 지원센터와 같은 주로 대고객 서비스를 위한 장치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블로그의 경우, ‘왜 기업이 블로그를 운영해야 하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부분에 포커싱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왜 기업이 블로그를 운영해야 하는가

사실 NHN Story와 같은 push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은 과거에도 꽤 많이 운영되어 왔다. 대표적인 툴로 자리잡은 부분이 기업 홈페이지. 그 형태 또한 다양해서 단순한 홍보 형태의 웹사이트에서부터, 쇼룸, 커뮤니케이션 사이트, 프로모션 사이트, 이젠 블로그까지 확대되어 왔다. 또한, 웹2.0과 함께 ‘블로그 마케팅’이라는 사용자에게는 다소 ‘불편한’ 용어가 통용되기도 하는데, 그만큼 기업의 마케팅 채널을 블로그 영역까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미 존재하는 다수의 마케팅 채널에서 기업은 왜 블로그에 까지 그 영역을 넓혀야 하는가? 그에 대한 물음에 해법을 이미 많은 분들이 제시한 바와 같이 ‘진솔함’과 ‘투명성’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는 것 같다. 기존에 운영되던 채널의 최대 단점은 ‘편의성’에 대한 부분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기업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홍보용 홈페이지에서는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세한 또는 아기자기하지만 다양한 가치를 담는 그릇에 대한 활용도가 현저하게 떨어진 편이었다.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와 같은 퉅도 있지만, 비용에 대한 부담과 역시 편의성에 대한 부분은 학습된 사용자가 아니면 취득하기 어려운 ‘기술’중에 하나로 인식되어 있다. 또한, 일반 게시판에서는 게시판에서 노출되는 제목의 비중만으로는 기업의 이슈를 전달하기에는 이제는 단순한 ‘보도자료’의 형식으로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사용자들이 먼저 인지하고 있기에 그다지 긍정적인 평가를 얻기는 힘들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블로그를 살짝 들여다 보자.

사실 블로그는 1인 미디어의 개념이 강한 채널이다. ‘대표성’을 띄기 보다는 오히려 ‘마이너리티’의 문화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누구나가 아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만 알고 있는 색다른’ 이야기의 중심에 블로그가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현란한 디자인과 신기할 정도의(이제 웹에서 더는 ‘신기한’ 기술이 없다고는 하지만) AJAX나 RIA의 FLEX와 같은 기술 베이스의 홈페이지가 아니라, 기술은 사용자가 인지하기 힘들만큼 뒤에 숨고, 컨텐츠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도구로써의 블로그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부분이다.

그동안은 감히 기업의 홈페이지에서 ‘보도자료’나 ‘공지’성 게시물이 아니면, 해당 기업의 이슈를 외부로 표출하는 것은 사실상 ‘천기누설’에 해당되는 분위기였다. (물론 여전히 그렇게 움직여야 할 부분은 존재하지만.) 그러나, 정보에 대한 권력의 집중도는 점차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는 쟁점에서 벗어나, 정보를 공유할 가치가 있는지 혹은 정보의 질과 얼마나 빠르게 정보를 생산해 내고 배포하는가에 더욱 역점을 두고 있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웹2.0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확산된 공유와 집단지성의 문화, 그리고 끊임없이 수정되고 개편되는 ‘베타’의 개념들이 자연스럽게 인식되면서 젊은 기업과 서비스들은 점점 더 컨텐츠와 사용자에 포커싱을 하게 되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기업의 울타리가 조금씩 열리고, 힘이 잔뜩 들어간 어깨가 조금은 유연하게 바뀌었다고 할까? 딱딱하게만 보내졌던 정보들이 점차 light하고 simple한 형태의 컨텐츠로 사용자의 감성을 붙잡아 두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Season2로 명명된 서비스 구축에 관한 뒷이야기들을 홍보팀의 김아무개의 이름이 아닌, 실제 작업에 참여했던 디자이너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 사실 외형적 포커싱은 NHN이라는 기업이지만, 사용자가 빠져드는 것은 NHN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다. 싸이월드 팩토리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차세대 모델인 C2에 대한 기획 및 개발 현황과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오픈 베타로 진행되고 있는 C2는 싸이월드 팩토리를 통해서 클로즈 베타를 모집, 운영하고, 테스터들의 후기와 다양한 요구사항들을 반영하고 의사교환을 원활하게 수행해 나가고 있다. 역시 ‘push’가 아니라 ‘pull’이다.

설치형 블로그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태터툴즈의 TNC 역시 태터툴즈와 관련된 다양한 소식과 이슈들을 태터툴즈 브랜드 블로그를 통해서 사용자들과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회사의 개개인의 소식부터 TNC 기업의 이슈들까지 All showing이다. (물론, 아닌 부분도 있겠지만. ^-^) 외국의 경우, 조금은 다른 접근의 블로그도 있다. 아래는 NBC의 미국드라마 ‘히어로즈(Heroes)’의 Official 웹사이트이다. 이 드라마의 별도의 홈페이지 외에, 극중 히로(Hiro)라는 인물이 운영하는 Hiro’s Blog는 극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캐릭터가 극에서 일어나고 있는 스토리라인의 ‘외전’격의 내용을 담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실체화’된 캐릭터의 블로그로 말이다.

 

대화2.0의 시대

웹2.0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갖는 영향력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로 인해서 뉴스2.0, 미디어2.0 등의 ‘혁신’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 단어들 역시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블로그 시대는 ‘대화2.0’으로 감히 명명해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그동안 기업들의 말하는 대화, 커뮤니케이션은 일방적인 경우가 많았다. 광고라는 매체 역시 사용자의 반응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야기되고 있지만, 사용자의 이야기는 대부분 흡수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기업은 이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할 것이며, 그 이야기의 형태 역시 ‘독백’이 아니라, ‘대화’로 함께 듣고, 이야기하는 역할 관계가 다시 정립되야 한다.

물론, 모든 기업이 대화2.0의 모드로 활용될 수도 없고, 활용될 필요도 없지만, 결국 사용자(고객)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얻기 위해서라도 회사는 끊임없이 투명한 그리고, 진솔한 이야기들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기에 웹2.0, 차세대웹, 화상전화, 유비쿼터스 등으로 이야기되는 첨단 시대의 입구에서도 우리는, 미래를 잡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여전히 사람의 ‘마음’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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