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부르는 연주. 그리고, 프로젝트 노다메 칸타빌레

만화냐, 노다메 칸타빌레?

일본 드라마는 고작해야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뿐만 알고 있었는데, 뭐에 꽂혔는지 출/퇴근하면서, 이동하면서, 누워서 내리 11편을 끝내 몰아쳐서 다 보고야 말았다. 이걸 홀가분하다고 해야할지, 서운하다고 해야할지.. 참. 사실 간략한 지난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드라마는 분명 성장기를 다룬 ‘만화’다. 하지만, 포복절도할 만큼의 골때리는 장면들, 때론 어색한 만화적인 ‘오버’하는 놀라는 표정들, 정극이라고 보기에는 만화속에서 막 튀어나온 정말 ‘명랑’ 캐릭터들. 이런 ‘유치’하다고 떠오르는 요소들이 한데 모인 이 드라마는 클래식과 오케스트라, 그리고, 사람을 이야기해 주는 무척이나 감동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다. 게다가, 바로 주변에서 일상으로 기억해야 하는 사소한 진리들을 말해주고 있다.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대학교 3, 4학년들이 만드는 오케스트라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만한 천재 치아키가 완소 명랑 캐릭터인 노다메와 주변 인물들을 만나며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차츰 성장해 가는 내용이다. 총 11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2시간 분량의 <노다메 칸타빌레 in Europe> 버젼까지 제작되었다. 어릴적 비행기 추락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치아키.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 유럽에서 만난 마에스트로 비에라를 삶의 Role Model로 여기고 있다. 실력은 출중하지만, 까칠하고 오만한 캐릭터인 치아키는 노다메를 만나면서 ‘가오’나는 생활들이 점차 어긋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색골 마에스트로와 골때리는 친구들과 자극적인(?)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의 음악에 대한 목적들을 하나 둘 씩 이뤄나간다. 잘라서 말하면, 극 내내 개그 코드 충만, 음악으로 느끼는 감동코드 또한 충만한 ‘멋있는 만화’ 드라마라고 하고 싶다.

오케스트라와 프로젝트

그런데, 직업병 때문인지는 몰라도 드라마를 보는 내내 감정과 상황에 대한 대입들이 늘어나게 된다. 수십명이나 되는 파트별 연주자들과 콘서트 마스터 그리고, 지휘자. 그리고, 그 주변에 있는 수 많은 관객들. 어라? 매일 만나고 있는 프로젝트의 상황과 너무 똑같은게다! 각자가 다른 특징과 장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지만, 같은 목적을 향해서 하나의 소리를 내는 일련의 작업들이 우리가 매일 행하는 프로젝트의 모습과 다르지가 않다. 누군가는 프로젝트의 앞에서 지휘를 해 주어야 하고, 누군가는 적시 적소에 팀파니와 심벌즈를 연주해 주어야 한다. 하나의 곡을 연주하고, 노래하기 위해서는 즉, 협연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같은 목적을 가지고 노래해야 하는 것이다.

저 사람은 분명희 음악은 사람을 존경하고 그게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걸 알고 있다.. 저게 진정한 마에스트로다.. – 치아키
오케스트라에는 여러 인간이 있다. 프로 오케스트라가 되면 그야말로 여러 나라의 연주자가 여러 사정을 안고 온다. – 치아키

(1) 오케스트라에는 수 많은 인간 군상들이 모여있다.
(2) 이들은 각자가 다른 인생관, 환경을 겪었으며, 각자가 다른 파트와 악기, 실력을 가지고 있다.
(3) 하나의 목적을 위해 소리를 내야할 때와 기다려야 할 때, 준비해야할 때를 알고 있다.
(4) 각 구성원들과 콘서트 마스터 그리고 지휘자가 있다.
(5) 관객이 있다.
(6) 함께 연주하고 즐기고, 들려주어야 하는 곡이 있다.

바꿔 말하면, 오케스트라의 멤버들은 프로젝트의 구성원이 되며(1), 그들은 악기와 같은 파트별 개별 Role을 갖는다(2). 상황과 흐름에 맞게 구성원은 투입이 되어야 하며(3), 프로젝트를 이끄는 PL과 PM이 있다(4).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즐겨 들어야 하는 클라이언트가 있으며(5), 이 모든 행위는 결국 하나의 곡, 프로젝트로 귀결되는 것이다(6).

자. 즐거운 음악시간이다!

프로젝트는 어떤 면에서는 분명 외로운 싸움이다. 함께 움직이기 위한 협업의 스킬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소양에 대한 문제를 간과할 수가 없다. 동일한 조건과 시간이지만, 개인이 하루 하루 쌓아두었던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절대로 ‘합주’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명만 튀어서도 이루기 어렵고, 어느 한명이라도 뒤쳐저서도 역시 이루기 어렵다. 바로, 프로젝트와 협주가 동일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비록 드라마가 일부 과장된 내용 또는 유독 지휘자에게 많은 포커스가 돌아가게 극을 연출하기는 하였지만, 오케스트라의 또는 프로젝트의 각 구성원들의 숨어있는 열정과 재능을 이끌어 주는 사람은 결국 프로젝트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 자극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며, 그들이 더 큰 세상에서 노래하고 춤 출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 또한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들의 몫이다.

우리는 솔로 가수가 아니다. 언제나 ‘함께’ 노래해야 하는 트리오고, 앙상블이고, 오케스트라다. 매번 유쾌할 수는 없겠지만, 서로를 독려하고, 진심으로 아껴주며, 아름다운 연주를 마칠 때까지 즐겁게 웃어야 한다.

자. 그러면 이제 우리도 감동을 주는 연주를 시작하자. 즐거운 음악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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