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크리에이티브(Creative) 하신가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오랜 기간 일을 하다 보면, 꽤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사람과 쉽게 잊혀지는 사람, 드문 드문 기억이 나는 사람 등 개인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기본기이다. 즉, 예절로 표현되는 일종의 관계를 위한 초석 말이다.

물론, 아침에 지하철에서 한번 보고 말아버릴 굉음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 두번 다시 볼 기회조차 없는 숱한 사람들은 예외다. 그 사람들에게까지 기본기를 기대한다면, 무리다. 그들의 면전에서 예의 범절을 논하고픈 시간과 노력이 아깝다는 이유다. 하지만, 매일 만나고, 오랜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때로는 일종의 ‘가면’이 필요한 직장 생활 그리고, 우리의 인생사에서는 함께하는 과정에서의 기본기는 필수다. 왜냐. 관계를 이어가야 하니까.

 

기본기를 보여주세요.

‘네’, ‘네’로 전화 인사를 짧게 대꾸하는 사람이 있다. 애석하게도 그와 나의 관계는 제작사와 대행사이다. 일면식이 많은 상황도 아닌데 말이다. ‘그 사람의 성향이다’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사람과 내가 엮인 관계들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안녕하세요’나 ‘별일 없으시죠?’와 같은 겉치레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하는게 아닌가? 나의 성향 자체가 그런 기본기가 안 되어 있는 사람을 저평가해버리고, 다시 끌어올리지 않고 선을 그어버리기 때문에, 그 사람은 이제 내게 별로 기억할 필요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사실, 이 문제는 제작사와 대행사의 문제로 치부할 내용은 아니다. 성급하고 무식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일부 사람들만 제외하면 기본기와 친절함 게다가 실력까지 갖추고 있는 대행사 AE들이 훨씬 많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도 함께 즐겁게 일을 하고도 있고.

하지만, 앞에 언급한 경우에는 상황이 무척이나 다르다. 왜 그런지 모르겠으나, 광고업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반대의 경우도 눈에 띄는건 사실이다. 광고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세우는 밑도 끝도 없는 ‘가오’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많이 이끌어 내 주어야 하는 사람이 문서 1부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해결하려고 하는 위험한 발상. 수 많은 기획안과 방향, 오가는 설전과 논쟁속에서 귀한 무엇을 이루려고 하지 않고, 오직 위험할 때 잠깐 투입되어서 ‘위기관리는 내가 다 해 줄께’식의 마인드는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멤버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광고기획자이다.

‘벼’가 아직 익지 않아서 고개를 숙일 수가 없는 것인가.. 안타깝다. 경력이 높은 사람에게서만이 아니라, 나이가 어린 후배에게도 보고, 듣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음에도, 스무해 넘게 살아온 자신의 성향이고 말투고 스타일이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크리에이티브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부리는 얼토당토 안되는 잡소리와 허세일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아주 기초적인 시작은 그 사람이 풍기는 기본기이다. 왜. 그 기본기를 팔아 드신걸까?

 

브랜딩, 광고, 커뮤니케이션. 그대 자신부터 하세요.

유니크 브랜딩에는 ‘나 자신부터 브랜딩하라’는 단순 명료한 법칙이 나온다. 굳이 마케팅과 광고를 하는 사람의 입을 빌지 않더라도, 자신을 포장할 줄 아는 기술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수 많은 관계들을 앞으로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훌륭한 기준이다. 자유와 개인화가 넘쳐나는 21세기에 고루하고 올드한 생각이라고 치부하면 어리석은 교만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자신을 먼저 포장하는 기술을 모르고, 브랜딩,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이끄는 수장이 될 수 있을까. 함께 일하는 동료 또는 후배, 제작사, 하청업체들에게 목 뻣뻣한 AE의 수명은 짧다. 설령 그가 쥐고 있는 당장의 무기가 S사, L사와 같은 유명하고, 훌륭하고, 많은 예산을 집행하는 광고주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치밀한 계획과 폭넓은 시장조사와 사용자 경험, 설득력 있고, 흡인력 있는 화술.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쌓아왔던 훌륭한 경험치들이야 말로 AE가 갖는 훌륭한 소양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 위대하고 훌륭한 짐들 바로 아래에는 당신의 튼튼한 다리 역할을 해 주는 예의라는 너무나 기초적인 기본기가 필요하다.

그대. 그대를 먼저 브랜딩하는 크리에이터가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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