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잭슨이 한국에 오던 1999년 그해, 십년 전의 그해가 내게는 가장 어렵고 혼란스럽던 시기였다. 꿈이나 희망도 없었고, 삶에 온통 물음표 뿐이던 그 시절에는 내 주변의 모든 것들에 대해 포기하기만 하고 분노하기만 했던 시절이었다. 잡아야 할 꿈 보다는 잡지 못해서 안타까웠던 미련들만이 넘쳐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십년 후의 나의 모습을 그리며,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열망이 오히려 오기로 자리하던 시절이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잃었던 때였기도 하고, 가장 아프고,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부끄럽던 시절이기도 했다.

새로운 세상이 오는가.
현재 나의 모습에 만족하는가.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잘 하는 것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생각을 하는가.
내 주변은 어떠한가.

이제는 다 잊었는가…

– 1999년 12월 22일

그렇게 십년이 지난 지금, 자꾸 놓으려 하는 것들에 익숙해 지고 있다. 끝없는 일정과 스트레스들, 챙겨야 하고, 맞춰야 하는 것들, 어느 것 하나도 쉽게 돌아가지 않는 것들을 보며, 오히려 십년 전의 나는 이러한 생활과 삶을 꿈꾸며 지냈었는데, 막상 지금의 나는 이런 생활들과 삶을 반갑게 맞고 있지는 않은 듯 하다.

늘 내려놓고, let it be가 옳은 진리라고 여기려고 애를 쓰면서도 막상 그런 상황이 되면 그렇게 ‘내려놓지’를 못한다. 결국 십년 전에 했던 고민과 십년 후 지금에서 하는 고민들은 고작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이 바뀌었을 뿐 버리거나 얻는 것은 차이가 없는게 아닐까. 그동안 얻은 것들은 분명 무언가를 포기하고 버렸기 때문에 갖은 것들.

그래서 결국은 +, – 가 0가 되는 시점. 그렇게 십년이 지났구나..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Akismet을 사용하여 스팸을 줄입니다. 댓글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세요.

십년 전에

마이클잭슨이 한국에 오던 1999년 그해, 십년 전의 그해가 내게는 가장 어렵고 혼란스럽던 시기였다. 꿈이나 희망도 없었고, 삶에 온통 물음표 뿐이던 그 시절에는 내 주변의 모든 것들에 대해 포기하기만 하고 분노하기만 했던 시절이었다. 잡아야 할 꿈 보다는 잡지 못해서 안타까웠던 미련들만이 넘쳐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십년 후의 나의 모습을 그리며,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열망이 오히려 오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