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연락조차 잘 전하지 못했던 후배 녀석의 전화.
형. 라디오에서 에미넴의 Lose Yourself 노래가 나와서 형 생각이 나서 전화드렸어요. 왜 전에 저 한테 이 곡 가사가 너무 좋다고 꼭 들어보라고 했었잖아요.
학교에 복학해서 2년 가까이를 함께 매일 붙어다녔던 녀석인데, 막상 다시 회사를 다니고, 일에 매달려서 지내면서도 난 늘 관계가 넓어지는 것을 불편하게 여겼었다. 늘어만 가는 관계들을 버거워하기도 했었지만, 특히나 친하지 않은 친구와 친한 친구의 선도 점점 더 모호해져만 갔고, 그러면서 점차 친구들과의 만남도 뜸해지게 되었다. 녀석의 짧은 안부 전화 한통에 내가 그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지 덜컥 겁이 났다. 늘 앞으로 앞으로만 달리고 있는데, 녀석들은 아마 내 뒷모습만 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녀석에게도 늘 꿈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했었는데, 그래도 녀석에게 나는 그래도 나쁜 선배로 기억되고 있지는 않은가부다.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