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가져온 변화는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서비스업 뿐만이 아니라, 제조업에까지 다양한 업계 전반에 걸친 관심은 이제 긍정적인 친밀감으로 바뀌고 있다. 불과 1년 전, iPod Touch를 가지고 iPhone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에는 대부분 ‘신기하다’는 반응 뿐이었고, 막상 action을 취하려는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 당시에는 아마 모험으로 치부되었던 것 같다.
모바일, 그것도 아이폰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는 당시에 내부에서도 의견들이 분분했었다. 시작에는 모두 동의하였지만, 어떻게에 대한 물음표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밤을 새도록 토론은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그렇게 벌써 1년이 지난 셈이다.
그래서. 고작해야 100일. 아이폰이 들어와서 일어난 변화는 정말이지 엄청나다. iPod Touch만으로도 일상의 패턴들이 많이 바뀌었는데, 아이폰의 도입은 잠자고 있던 모바일과 관련된 모든 이슈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무선인터넷, Wi-Fi, UX, 유료 소프트웨어 등 유관 산업 뿐만이 아니라, 단 1가지의 아이디어만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일종의 골드러쉬가 일어나면서 여기저기 컨퍼런스와 세미나 그리고 창업으로 이어지는 패턴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참 재미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설 익은 어플리케이션 모델로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를 이야기하고 있고, 깊숙하게 들여다 봐야 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그리고 유통구조의 에코시스템을 바라보지 못하고 여전히 개발 기간만과 견적만을 물으며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모바일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흡사 10여년 전의 닷컴 버블을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대내적으로는 아직 긍정적인 이슈가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염려스러운 부분은 이러한 ‘광풍’이다. ‘웹2.0’의 시기에도 본질에 대한 파악 이전에 웹2.0이라는 키워드 마케팅이 만들어낸 수 많은 부산물들이 여전히 상처로 남아있는 곳들이 분명 있을텐데, 그리고 현재의 모바일 이슈는 그러한 웹2.0이라는 기반 위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모르고 있는데 공유, 개방 그리고 SNS를 지금에서야 논하고 쫒는 사람들을 볼 때면 참 가슴이 답답하다. 무릇 밥을 짓기 위해서는 쌀을 씻고, 불리는 반드시 필요한 시간들이 있음에도 당장에 보여지는 현상만으로 이슈를 따라잡으려는 모습은 지금 업계에 걸쳐있는 ‘아이폰 따라하기’가 불안한 모습이다.
물론 이 이슈가 금방 식을 듯한 모습은 아니다. 꽤 길고 탄탄한 이슈로 자리를 잡을 터이고, 앞서 개인들의 골드러쉬가 이어졌다면, 비즈니스 차원에서의 골드러쉬 역시 이제 막 시작을 할 때가 틀림없다. 하지만, 현상만을 쫒지 않고, 그 이전에 웹이라는 생태계의 모습과 웹2.0으로 회자되었던 다양한 공유, 개방에 대한 이슈 그리고 지금 불어닥치고 있는 아이폰, 모바일의 즉시성과 이동성에 대한 이유와 목적이 부디 선행이 되어 단순하게 시간과 비용만으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과 모바일웹으로의 접근이 이어지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