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하루는 참 부질없는 한낱 먼지에 불과할 뿐이다.
누가 이기고 지고, 얼마를 벌고, 얼만큼 유명한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30대를 보내면서 아직도 두려워하는 것들의 목록이 존재하고,
아직도 소중한 것 보다 먼저 해야 할 것들에 대한 목록만 존재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 늘 만나는 곳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잃는다.
매일을 반성하고, 놓친 것을 후회하고 오늘을 또 보냈지만,
이루고자 하는 무언가를 떠올리면 여전히 물음표.
참 오랜 시간을 긍정적으로 밝은 면을 보며 살았는데,
뒤돌아보니, 내 그림자에 더 어둡게 살고 있는 사람들과
나의 손길이 닿지 못한 시간만큼 쌓여있는 물건들이 안쓰럽게 보인다.
십년 전의 나는 엄청나게 우울한 사람이었고,
십년 전의 나는 꿈이 없던 20대를 보냈는데,
그 십년이 흐른 나는 그 때의 내가 겪었던
흐릿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잘 알아보지 못한다.
그렇게도 하루가 소중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 소중하고,
나의 시간이 소중했었는데 말이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해야 할, 할 수 있는 목록이 필요하다.
고작 점 밖에 안되는 지구에서 넓고 넓은 우주를 생각하면
난 행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