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고, 야근에 밤샘에 사람들과의 부딪힘에 끝이 없던 30대의 초반의 기억들이 있는데, 오히려 훨씬 더 많은 생각들과 움직임, 노력, 다짐 등이 많았었는데, 시간이 주어져도 이제는 그 때 가졌던 당위성이 부족해서인지 꽉 짜여진 것 같지는 않아요. 물론, 비우고 내려놓고 하는 과정에서의 생각들과 움직임, 다짐들도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내가 정작 쏟아부어야 하는 에너지를 먼 훗날에 떠올렸을 때 ‘그 때 내가 참 잘 했었구나’ 라고 나 스스로에게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요. 요즈음 준비하는 훗날에 대한 준비들은 개인적인 것도 있고, ‘개인’을 넘어선 것들도 있지만, 30대의 초반에 품었던 굉장히 멀리 있는 미래에 대한 준비가 이제는 가까이에 있는 미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렇겠지요. 이전 보다 움직임이 덜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마음은 급해진 이유가. 내가 남기고 싶은 것들에 대한 목록은 자꾸 늘어만 가요. 세상속에서. 저 멀고 끝없는 우주의 하나의 한낱 점도 되지 않는데, 남겨야 할 것들에 대한 목록이 필요할까요. 오늘은 그냥 먼 훗날을 준비하는데 너무 멀리 간 듯 하네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