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간 읽었던 책들 속에 있던 지식들을 근 몇 년에 다 소진해 버린 것 같은 느낌이야.’
며칠 전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살기 시작한 사람에게 했던 이야기. 물론 책을 읽는 시간 만큼이나 훌륭하고 좋은 글들을 더 많이 접하고 있지만, 늘 이야기하는 것 처럼, 긴 호흡의 글들을 읽고 쓰는 일이 이제 점점 더 쉽지 않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책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지는 게 아닐까.
오늘도 잠깐이었지만, 새로운 사람들과의 새로운 짧은 만남에서 또 다른 인연을 만들고, 그 인연들과 대화하고, 다음 만남을 약속해 보고, 그 가운데서 좋은 경험들을 공유하고. 뭔가 이런 잔잔하고 긍정적인 순환구조를 그리며 사는건데, 그런 삶을 담고 싶은건데.
책으로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다시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