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시 또 그리워하게 되겠지만, 이제 우리에게 부산하고 쉽지 않았던 그래서 매일이 폭풍 같았던 녀석의 아침 등원 길 시즌1이 끝이났다. 늘 집에 누군가가 있다는 마음의 안정감 뿐만은 아니다. 이제 우리는 아침 준비가 단촐해져서 각자의 몸만 챙기고 나서면 되고, 녀석도 7시부터가 아닌 9시부터 서서히 일어나도 되고, 어린이집 차량이 집 앞까지 픽업을 오게 되니 육체적인 편안함에 매료되어 가는 중이다.
그래서,
아침에 옷 안입겠다고 하는 생떼도 못보고, 그 바쁘고 정신없는 아침 시간에 잠깐의 놀이도 없어졌고, 1분이 채 안되는 앨리베이터에서의 에피소드도 이제는 없을테고, 어린이집까지 유모차를 끌고 노래도 부르고, 뛰기도 하고, 하늘과 나무와 비와 눈 그리고, 주변에 대한 이야기도 하던 그 길 위에서의 에피소들도 한동안은 일어나지 않을 일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어린이집 문 앞에서 헤어질 때 녀석의 애교 또는 눈물 바다도 없을테고, 어린이집 현관 앞에 부착되어 있는 같은 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원장님을 기다리며 했던 계단 놀이도 없어진 셈이다.
녀석이
아직은 훌쩍 커버린 건 아니지만, 그렇게 정신 없고, 쉽지 않았던 아침의 시간이 벌써 아쉽게만 느껴진다. 녀석의 3살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테고, 녀석의 3살에 쉽지 않았던 날들도 그대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이제 아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