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왜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마시는건지…

나는 술자리가 길어지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육체적으로 나는 간을 해독하는 효소가 부족하다는 의학적이면서 그랬으면 좋겠다는 의식의 반영으로 술 한잔에도 얼굴이 붉어진다. 아는 사람은 알다싶이 호흡도 빨라지고 심장은 입 밖으로 곧 뛰쳐나올 정도의 박동을 해댄다. 어느 정도의 알콜이 체내에 흡수가 되고 위의 행위가 반복되면 두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당연히 술자리가 길어지면 그 고통의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실제로 술자리에 앉아있는 시간은 1시간을 간신히(가볍게가 아니라 간신히) 넘긴다. 이런 말을 사람들에게 하면 선배 즈음되는 사람들은 셋에 한두명은 꼭 이런 말을 한다.

‘야. 술은 정신력으로 먹는거야’

응? 왜? 술은 내가 나를 제어할 수 있을만큼만 그것도 육체적인 고통이 덜 수반되는 지점 언저리까지만 마시는거지 그 한계를 매번 찾아서 마셔야 할 하등의 이유를 나는 모른다. 물론 내가 좋아하고 편하다고 생각하는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과의 한시간 남짓의 술자리는 거부하기가 힘들다. 그런 자리에서는 내가 마시는 술의 양을 내가 절대적으로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이 사람들은 당연히 나에게 술을 권하지 않는다) 꽤나 즐겁게 자리를 지킬 수 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즐겁지 않은 술자리가 있다. 2기간이고 3시간이고 연예인과 시덥지 않은 나와 무관한 사람들에 대한 뒷담화들, 오랫동안 숨겨두고 꼭꼭 감춰왔던 미덕처럼 쏟아내는 인식 언저리의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의 대부분을 일부 사람들은 ‘술 기운을 빌려’ 이야기하곤 한다. 응? 왜? 술은 사람들의 긴장감을 낮춰주고 솔직함이라는 무기를 손에 쥐어준다지만 사실 평소에 할 수도 있는 대화이거나 평소에 해야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런 자리의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실수가 생기는 법이고 그 실수가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고 불쾌하게 만든다. 술 기운을 빌린 사람은 용감해짐을 얻는 대신 단기 기억상실도 함께 얻고 상대방 누군가는 그 불쾌함만 얻는거 아니겠는가?

술은 1시간만 1차만 마시고 아름다울 때 헤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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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자리가 길어지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육체적으로 나는 간을 해독하는 효소가 부족하다는 의학적이면서 그랬으면 좋겠다는 의식의 반영으로 술 한잔에도 얼굴이 붉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