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얼마나 누군가를 안아보는가? 한번? 두번? 아마 대부분이 그정도의 대답을 하지 않을까. 특히 오랜 유교사상으로 인해 격식을 찾고, 남녀차별을 찾는 우리나라에서는 포옹이라는 말이 가족, 연인 그리고 아주 가까운 사람들과 그것도 특수한 상황에서만 이루어지는져 왔던게 사실이다. 첫 인사로 얼굴을 부비고, 볼에 키스를 하고, 코를 부딪히는 그런 상스런(?) 행동은 양반이 아니라 오랑캐나 상놈들이나 하던 행동이라고 옛 어른들은 늘상 그렇게 말씀하셨다. 근대화를 지나, 한복은 양복으로 점차 변하였고, 첫 인사를 절이나 목례가 아니라 악수로 점차 바뀌어 갔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 어색해한다.
포옹은 ‘좋은 느낌’을 가져다 준다. 미국 서부 시대에 자신이 손에 무기가 없음을 알리는 제스쳐로 시작게 악수라면 포옹은 자신을 한껏 드러내 놓고 타인을 반기는 행동이다. 조금 ‘오바’하면 가슴과 가슴이 닿고 어깨와 등을 두드리며 상대를 끌어 안는다. 포옹은 격려가 되기도 하고, 의지가 되기도 하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행동이 되기도 한다. 어떤 상황이든지간에 포옹은 우리의 따뜻한 마음을 열어볼 수 있는, 타인과 그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벌거벗은 마음’이 된다.
한동안 갑작스레 밀려든 일 때문에 블로그들을 돌아다니질 못했는데, 우연히 오늘 ‘Free Hugs’라는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 유튜브 첫 화면 썸네일과 포스트의 몇 줄을 읽어내려가면서 ‘자유로운 포옹? 캠페인? 어떤 싸이코야’라며 단 몇초만에 그 동영상을 단정지어버렸다. (사실 bgm이 좋아서 끝까지 듣고 싶었던 충동이 더 컸던..) 하지만, 채 3분이 겨우 넘는 그 짧은 동영상만으로 이내 즐거운 느낌과 함께 ‘이런 세상에도 그래도 이런 사람들이, 아직은 이런 사람들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구나’라며 혼자 흐뭇해버렸다. 정말이지 따뜻하게, 때론 정말 기쁘게, 재미있게 안아준다! 직접 유튜브에서 Free Hugs로 검색해서 해당 동영상과 함께 좋은 리플들을 보면서 또 흐뭇해버렸다.
동영상들을 보다 보니, Free Hugs in Korea 라는 제목의 동영상도 함께 눈에 띄였다. 하드보드에다 ‘Free Hugs – 무료로 안아드려요’로(한글로 표현하면 어색해짐은..ㅠ.ㅠ) 쓰여진 카드(?)를 들고 한 청년이 대학로 등지의 여러 곳에서 같은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코쟁이 다른 나라 사람들의 캠페인을 보다가 제법 멋드러지게 생긴 청년이 건네는 ‘안아주기 캠페인’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헌데, 이게 좀 시끄러운가보다. 동영상 말미에 이 동영상에 출연한 친구의 싸이 주소가 있었는데, 그 싸이 내용에 뭔가 좀 잡음이 있었던 것 같다. 애써서 URL치고 들어가 봤더니 싸이의 대부분의 메뉴는 막혀있고, 일촌평에 걸려있는 누군가의 블로그도 역시 애써서 들어가 봤더니 사과문 비슷한 게시물이 있고.. 참.. (뭐 사건의 전말은 직접 보시고 판단하시길)
상황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으련다. 우리는 뒷이야기들을 너무 좋아한다. 무엇에든지간에 음모가 있을거라고, 모종의 구린 목적이 있었을거라며 말이다. 물론 목적이 어떻게 되었든지 방법에 있어서 조금 문제가 되었다면, 분명 지탄을 받아야하겠지만, 이 동영상의 제작자가 동영상 말미에 남긴 카피가 정말 이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기획했던 마음과 같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나도 꼭 안아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