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는 참 오만했었던 시절이었다. 내가 아니면 누구도 아닐거라고, 다시 찾을거라고 그렇게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돌이키면 그 때도 많이 어렸음에도 그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여겼던 그런 시절의 이야기들이다. 사랑만으로는 주변의 언덕들을 쉽게 넘기가 어렵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고, ‘그녀’가 내 곁에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더는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에 놓아주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었고, 더 좋은 사람 만날거라며 스스로에게 위안을 삼았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쓴 소주 한 잔과 추억들을 되새기면서 기억하고 있다고, 아직도 기억한다고 취한 듯 후회와 미련을 토해내던 그런 시절이었다. 사랑 하나면 많은 것들을 다 포기할 수 있을 것만 같았음에도 결국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츠네오 처럼 결국 난 도망친 것이 되어 버린다.
이별의 이유는 여러가지였지만….아니, 사실은 하나다. 내가 도망친 것이다.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츠네오’
노래를 부를 기회가 생기면, 좀 쳐지는 노래를 불러도 용인되는 분위기라면 여전히 이 노래를 부른다. 사랑에 많은 것들을 기대하던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야기들을 3분 가량의 짧지만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해 주는 소중한 노래다. 2004년도에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당시의 마음이 지금은 많이도 옅어졌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이제는 이 노래를 부르면서 행복했으면 한다. 그 시절에 나와 그 사람은 어쩌면 그렇지 못했을지 모르겠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는 참 많이 행복해 했으면. 20대의 푸른 젊은 날에 마음 저미고, 즐거웠던 그런 시절들을 떠올리면서. 이제 내가 그렇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