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면서 내가 가려는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가 언제 오는지 알고 싶어서 걷는 와중에 버스앱을 켜다가 다시 종료했다. 배차 간격이라는게 있고, 내가 걷는 시간이 있고, 따라서 얼마를 기다리면 버스가 올 것인지를 미리 계산하고 타야하는가에 대한 단순한 물음이 바로 해답으로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그저 기다리는 일. 효율적이고, 빠른 결정을 해서 결국 남는 시간을 또 어떻게, 무얼하면서 보낼 것인지를 […]
자극. 그리고 오늘.
그런 만남이 있다.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말해도 혹여나 내가 가진 생각을 가벼이 생각하지 않고 들어주고 의견을 주고 받는 만남. 멍하니 있는 시간이 10초를 넘기지 않는. 그렇다고 생산적이거나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필요없는 그런 모임. 일년에 고작 한번 볼까 말까한 선배들이지만 언제나 언제나 즐거운 상상을 머리로 입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 참고 문헌 인용 서비스, […]
사진. 액자
어릴 때는 그랬다. 엄마가 집 벽에 온통 액자에다가 내 사진을 담아서 걸어두셨었다. 그때 나는 우리 집에 걸려 있는 내 사진에 괜한 심통을 부렸었다. ‘아유. 그걸 뭐하러 걸어…’ 핀잔 아닌 핀잔에도 ‘왜? 좋기만 하구만!’ 하시면서 벽이며 책상 위며 그렇게 사진들을 전시(?)하셨다. 당시 우리 집안에는 나의 대학교 졸업이 엄청나게 중요하고 큰 이슈였음에도, 나는 졸업 앨범을 구매 조차 […]
감성과 경험을 만들고 싶다.
일상들을 조금이라도 나누면 덜 힘들고, 더 즐겁지 않을까. 말 할 수 없어서, 말 할 곳이 없어서,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서, 섬으로 지내는 혹은 섬인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면 어떨까? 그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안경. 그라픽 플라스틱 ; Grafik Plastic
수 년 전에 샀던 안경을 너무 오래 착용하고 있었다. 사실 불편함은 없었는데, 너무 낡아서 색이 바래지기도 했고, 뭔가 작지만 변화를 주고 싶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 그래도 그나마 쓰던 안경과 최대한 비슷한 형태를 구매.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parts를 분리해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것. 얼마나 자주 바꿔 쓰겠냐만은 그래도 이제는 module의 시대니까. 이것도 나중에 안 […]
30대를 보낸 회사를 떠나며
31살에 입사했던 회사를 40살이 되어서 퇴사를 했다. 건강한 젊음이 있었고, 유쾌한 토론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값진 동료들이 있었던 회사였다. 페이스북에도 인사를 남기기는 했지만, 정말 머무는 동안에 엄청나게 많은 경험들의 출발이 이곳에서부터 시작된 셈이었다. 그래봐야 30대 초반이 겪는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대단할 수야 없겠지만, 내게는 꿈과 희망을 말하고 다녔던 회사이기도 하고, 그 꿈과 희망 안에 엄청나게 많은 그리고, […]
전투와 전쟁, 그리고 지옥문
# 전쟁1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디자이너1이 몇 달 전 창업했다. 기존에 하던 유사사업의 형태가 아닌-물론 유사사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온라인 중심이 아닌 오프라인 중심의 회사를 차렸다. 꽤 오랜 시간을 준비했었고, 단기와 중기 그리고 장기의 목표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합정동에 아담한 사무실도 얻었고, 몇 몇 필요한 장비와 인테리어도 세팅을 마무리할 즈음에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 만나러 가 보기도 […]
안경, 안경테와 렌즈
7년인가 8년만인가 나는 안경을 바꿨다. 사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렌즈를 바꿨다. 즉 보여지는 안경테는 그대로이고 보이지 않는 렌즈만 바꾼거다. 새로 바뀐 렌즈는 당연히 어지럽다. 아직 적응이 조금 필요한데 무리해서 큰 변화를 준 상태가 아니라 아주 조금의 선명도만 교체했다는게 맞는 표현일 듯. 그동안 나는 7-8년된 프레임을 갖는 안경테 안에 있는 그 세월만큼이나 고스란히 렌즈에 기스로 […]
빨래
참 작다. 아기의 빨래를 널다 보면 나 혼자 웃는다. 이렇게 작은 팔과 다리를 넣고 손인지 발인지도 모르는 아기에게 입혀주기 위해 매일 빨고 널어둔다. 이렇게 작은 생명체에게도 옷이 필요하고 집이 필요하고 부모가 필요하고 가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이제야 해 본다. 그냥 알아서 크는게 아니라 수 많은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으며 말이다. 깨끗하고 상쾌하게 하루를 보내렴. 그리고 즐겁게.
조금은 어색한, 하지만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기
꼭 삼시세끼는 아니더라도, 늘 점심과 저녁을 같이 먹고 있고, 가끔 낮잠도 잔다. 물론 청소, 빨래, 집정리는 해도 해도 표가 안나지만, 그래도 해야 하니까.
평범한 하루
#1 10시 방문, 11시30분 방문, 2시 방문, 5시 귀가 미루고 미뤄두었던 스케쥴을 단행했다. 무엇 때문에, 피곤해서로 늘 미루고 미루었었는데, 이렇게 내가 나를 챙기지 않으면 덜컥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던 터라, 눈 딱 감고 예약잡고 바로 방문. 한 곳은 빠르게 진단, 처방, 득약. 스타벅스에서 시럽오더와 리뉴얼된 앱에 기능을 파악하며 30분을 보내고 이동. […]
Status
아닌데 아무도 아니라고 말을 안한다 – 15.10.14
변화
#1 아이가 생겼다. 이제 70여일 된 귀여운 공주님이 생겼다. 열달을 뱃속에서 안고만 지내던 와이프가 안쓰러운 날들이었는데, 매일 모유수유로 힘들어하던 시간을 보내고, 가슴 때문에 아파던 시간을 보내던 와이프는 그 날들이 힘들었지만, 이제 겨우 아기의 웃음을 보면서 와이프도 나도, 우리도 함께 웃고 있다. 한번도 찾아보지 않았던 육아와 관련된 글들을 접하기도 하고, 아빠로써가 아닌 남편으로 더 해주지 […]
15년 10월 신간 경영/경제 도서
책을 고를 때의 기준은 표지디자인과 책의 제목, 카피 그리고 목차다. 누구나 그러겠지만, 책을 고르고 실제 읽기 전까지 소위 ‘마케팅’의 영역에 속하는 책 선택의 문제는 어쩔 수 없이 현재까지는 위의 4가지에 의존한다. 그런데, 근래에는 알라딘의 ‘북플’을 통해서 오히려 ‘숨어있는 책’을 추천 받게 된다. 참 즐거운 일이다. 시행착오를 덜 하게 된달까. 아니면 북플에 맺은 친구들의 독서 취향이 […]
질문
오래전부터 나는 가까운 사람들과의 삶을 공유하고 함께 나이를 먹어가며 살아가는 것에 대한 큰 가치를 두며 30대를 보냈다. 나를 떠나간 사람들도 있었고 내가 떠나보낸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자주는 아니지만 여전히 그들과 삶을 공유하고 시간을 나누며 살고 있다고 믿는다.
무기력과 무력감에서 일어서기. ‘번아웃. 회사는 나를 다 태워 버리라고 한다’
지난 주,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다가 알 수 없이 눈물이 흘렀다. 급기야 와이프를 껴안고 소리내어 울고 말았다. 그 날의 울음에 대한 이유는 백가지도 넘게 열거할 수 있지만, 이유에 대한 것 보다 앞으로의 나의 모습이 더욱 걱정스러웠기 때문이었을테다. 그렇게 나는 꽤 긴 시간을 무기력과 무력감을 동반한, 소위 말하는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린지 오래된 셈이다. 책 제목이 다소 […]
영웅은 없다.
그저 ‘끝내는 사람’만 있을 뿐
신이 두 개의 눈을 선물로 준 이유
행복한 경영이야기에서 매일 경구를 받아보고 있는데, 꼭 읽어본다. 엄청나게 훌륭하고, 좋은 내용이라기 보다는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한 항목들이 있어서 자주 꺼내 보기도 한다. 오늘자에는 이런 말씀이, 신은 우리에게 2개의 눈을 선물했다. 하나는 현재를 보는 눈이고 하나는 통찰력을 갖고 미래를 보는 눈이다. 우리 모두 2개의 눈을 제대로 활용하기 바란다.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너무 바빠 미래를 생각할 겨를이 […]
인증샷.
뭐. 대단한 일도. 대단할 일도 아니기는 하지만, 미천한 글을 쓰고, 그래도 그 글에 대한 반응을 궁금해 하며 자주 들락거리는 브런치. 뭐 욕 아닌 욕도 했지만, 글 쓰기와 글 읽기, 그리고 글감 발견하기에 딱 좋은 플랫폼인건 사실. 굳이 ‘작가’라는 거추장스럽고 거시기한 표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제 누구나 글을 쓰고, 발행하고, 작가가 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
글을 만나는 즐거움. ‘소리 없는 빛의 노래’
글을 쓴다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고 말하는 것이기도 한 글 쓰기는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변하면서 그 흐름을 같이 하기도 했다. 어른들의 이야기처럼,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다는 지루한 명제와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우리네 세대는 이제 많이 읽을 수 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많이 쓸 수 밖에 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알라딘 북플에서 우연히 유레카님의 […]
생각. 생각하기.
이 한장의 디자인으로 시작했었다. 전공자도 아니었고, 유려하게 말을 잘 하는 솜씨도 아니었지만, 그의 생각을 뽑았었다. 우리는 웃었고, 그는 ‘토테미즘’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의 표현은 신선했고, 이야기꺼리가 있었으며, 이대로도 충분했었다. 그렇게 그가 있었고, 그의 생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