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반 + 예쁨 반 = 7살 녀석은 7살이 되었다. 한없이 예쁘기만 하던 4살의 기록들 이후에 녀석의 행동발달 상황에 대한 기록이 없었는데, 4살 때와 대비되어 너무 큰 편차를 보이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녀석의 몸과 마음은 훨씬 성장했고(몸은 사실 그다지…), 상대방과 대화의 질적인 수준도 엄청나게 변했다. 수 년간 계속 되었던 만들기는 코로나19 덕분에 2차원이 아닌 3차원, […]
아빠가 되면서부터 바라보게 되는 시선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일이 꼭 그렇게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매일 깨닫고 있음.
산책
아쉽고 안쓰럽게도 와이프는 피곤한 목소리로 늦을 것 같다고 했고 나는 뽈링이를 데리고 둘이 다녀오겠노라고 했다. 나름 피크닉을 위해 간식과 장난감 그리고 돗자리 등을 챙겨서 우리는 한강 공원으로 떠났다. 생각보다 길고 어려웠던 한강 다리(천호 대교였다)를 건너면서 둘은 옅은 두려움을 느꼈고 어렵사리 다리를 건너고 다리 아래 공원으로 내려가면서 우리는 안도하고 즐거워하기 시작했다. 돗자리를 펴고 짐들을 풀고, 간식을 […]
뽈링이 어록
아이를 키우면서 누구나 놀라는 시기가 있다. 그런 신기한 일들 중에는 어디에서 들었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던 말들을 내 뱉을 때. 녀석의 질문과 대답을 듣다가 가끔 ‘허허’하거나 멍하니 생각에 잠기는 그런 때 말이다. 그리고, 그 때는 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서 이해할 수 있었던 말들과 추억들. 돌아보면 뭉클해지고, 따뜻해지는 그런 감정들. 녀석의 언어들을 기록해 두기를 참 잘한거 같다. 더 […]
그런 날
5시에 디자인 리뷰가 잡혔다. 빠르게 검토하고 퇴근할 생각이었으나 1시간, 2시간 시간은 점점 늘어났다. 마음은 조급해졌는데 와이프 문자를 보자마자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밥 안먹어서 좀 혼냈어… 울다가 잠들었어…’ 와이프의 말 어제 녀석은 나에게 놀아달라고 떼를 쓰다가 나에게 혼이 나고 울면서 잠들었다. 일요일이었지만 집안 정리를 10시 넘어서까지 하고 겨우 목욕 시키고 났더니 모든 힘이 다 빠져 나간 […]
2시간의 소회
고작 2시간을 함께 놀았을 뿐이었다. 퇴근을 하고 녀석과 함께 이런 저런 놀이를 하면서 올곧이 2시간을 보내는 일이 점점 더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가치 있는 삶, ‘Bold Journal ; 대안 교육’
사실 나는 알지 못한다. 지금 내가 가치있게 살고 있는지는. 하지만, 그 가치를 녀석에게 알려주는 것 보다 온전히 본인의 생각과 방식으로 단단하게 익기 전까지는 그 가치를 찾는 길에 함께 걷고 싶다.
‘나는 아빠’가 들어주어야 하는 이야기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자, 이제 막 ‘아빠’가 된 피터팬들의 이야기이다.
‘나는 아빠’를 떠올린 시작
그래서, Father가 아닌 Daddy가 되겠다는 다짐도 이 즈음에 시작
About a Father – Bold Journal
그렇게 몇 달이 흘렀고, 볼드저널에서 ‘어바웃어파더’라는 섹션의 코너를 진행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는 이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궁금해서 ‘당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카피에 혹해서 덜컥 인터뷰 요청을 했다. 2시간 정도 인터뷰를 하고, 역시 시간이 좀 흘러서 어바웃어파더에 인터뷰 내용이 기재되었다.
남은 딸기 우유
아이를 등원시키고 차에 쓰레기들을 정리하려고 아이가 먹던 우유를 집어 들다가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우유는 빨대가 꽂혀 있는 상태 거의 그대로 남아있었다…
녀석의 성장과 변화 – 1,210일
거창한 목표나 거창한 계획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그저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한 장의 사진처럼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것. 그렇게 녀석은 우리와 함께 1,210일을 보냈다.
배터!!!
29개월 즈음. 녀석은 거침없이 말하기 시작했다.
상담
놀이학교 원장과 상담. 1시간여 동안 나는 6시를 넘기도록 애를 집에 데려갈 수 없는 ‘그저 그런 아빠’가 된 것만 같았다. 원장은 중간 중간 친밀감인지 하대인지 모를 반말을 찍찍 해 댔고 그걸 듣고 있노라니 부아가 치밀었다. 하지만 어쩌랴. 나는 애를 6시 넘게까지 맡겨야 하는 그런 아빠인데. 제길슨. 아이와 관계된 그 어떤 누구를 만나더라도 전투모드로 만나야 하나부다. 온갖 […]
가치관. 그리고, 오늘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관들을 명문화해서 어딘가에 적어 놓지는 못했지만, 수 많은 시간 동안 와이프와 내가 나눈 대화들 속에 나는 우리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남아있다고 믿는다.
뽈링이의 3번째 생일 축하해!
생일 축하해 뽈링아! 우리 뽈링이에게 처음으로 편지 써 보네? 엄마 딸, 아빠 딸, 우리 뽈링이의 3번째 생일을 축하해! 뽈링이가 엄마랑 아빠의 딸로 태어나줘서 너무 너무 고마워. 이제 뽈링이는 점점 더 말도 잘하고, 웃음도 많아서 엄마 아빠에게 매일 매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어. 늘 고맙게 생각해! 요즘 뽈링이는 엄마 아빠에게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참 기뻐. […]
녀석의 성장과 변화 – 1,060일
1,060일간의 여행 벌써 34개월이 지났다. 그야말로 엄청난 폭풍 성장. 뭐든 혼자 해 내려는 의지가 강해졌고, 자아를 투영하는 역할놀이에 빠져있으며, 낯선자주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낯가림과 부끄러움이 심해졌고, 말할 수 없을만큼 고집이 세졌고, 흔히들 말하는 ‘미운 네살’이 되었다. 하루 하루 커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지만, 그만큼 너무 많은 것들을 알아버려서인지 우리가 기억하는 수 개월 전 보다는 덜 웃고, […]
카카오미니
가끔 동화책을 읽어줄 때 그날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그냥 패스하고 싶을 때 이녀석이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구매했는데. 막상 매일 이녀석의 도움을 받고, 매번 공주 이야기만 듣고 싶어하는 베이비의 갈망을 해소하고자 잠시 휴식 모드로 돌려보냄. 다행히도 동화책들이 멜론에 연동되어 있지만, 동화책이 그렇게 생각보다 많지는 않더라. 키즈캐슬도 나오기는 하는데, 같이 읽고, 반응을 보는게 아니다 […]
일상
# 아침 엄청 울며 헤어졌다. 울며불며 입겠다는 미니 드레스를 겨우겨우 달래서 들고는 갔는데 녀석은 여전히 헤어짐이 엄청 서글프다. 싫어 싫어를 반복하다가 결국 선생님이 옷을 입혀준다는 조건으로 울음을 조금 그치나 했더니 인사하고 헤어지자는 말에 울면서 ‘안녀허어엉’ ‘안녀허어어엉’ 흐느끼며 인사했다. 막 나서는데 선생님이 녀석을 방에 넣고는 문을 닫아버리고 다른 아이들을 받는다. 녀석의 울음이 들리는 것 같아서 나도 […]
대한민국에서 결혼과 육아는 미친 짓이다.
# 공항에 나를 데려다 주는 와이프와 차 안에서 나눈 대화들. 사실 대화라기 보다는 독백에 가까운 이야기들. 사는 일에 대한 굽이굽이 굴곡을 이제는 직접 몸이 흔들리는 것 처럼 체감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내가 와이프에게만 너무 덤덤하고 무겁게 이야기를 꺼내는건가 하는 미안함에 시작한 아침. # 그 어느 때 보다 더 미래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
어쩌면 우리 와이프, 어쩌면 내 주변의 이야기, 82년생 김지영
마음이 불편하다. 고작 2장을 읽자마자 등골이 서늘해졌다. 어쩌면 아직 온기가 다 차지 않은 파주 지지향의 객실의 온도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소설의 전개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서두여서 그랬을 수도 있다. 뒤에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장치였겠지만, 다소간 우울한 이야기일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초반 챕터는 오히려 으슬으슬한 떨림에 가까운 추위였다. […]
폭풍 같았던 아침의 기억
언젠가 다시 또 그리워하게 되겠지만, 이제 우리에게 부산하고 쉽지 않았던 그래서 매일이 폭풍 같았던 녀석의 아침 등원 길 시즌1이 끝이났다. 늘 집에 누군가가 있다는 마음의 안정감 뿐만은 아니다. 이제 우리는 아침 준비가 단촐해져서 각자의 몸만 챙기고 나서면 되고, 녀석도 7시부터가 아닌 9시부터 서서히 일어나도 되고, 어린이집 차량이 집 앞까지 픽업을 오게 되니 육체적인 편안함에 매료되어 가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