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반 + 예쁨 반 = 7살 녀석은 7살이 되었다. 한없이 예쁘기만 하던 4살의 기록들 이후에 녀석의 행동발달 상황에 대한 기록이 없었는데, 4살 때와 대비되어 너무 큰 편차를 보이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녀석의 몸과 마음은 훨씬 성장했고(몸은 사실 그다지…), 상대방과 대화의 질적인 수준도 엄청나게 변했다. 수 년간 계속 되었던 만들기는 코로나19 덕분에 2차원이 아닌 3차원, […]
일상
#1 아침이 이렇게 가벼웠던 날이 근래 있었던가? 짐을 덜었다는 이유로 이렇게 몸과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는가. 마음에서 시작된 일이 마음을 달리 먹으니 몸까지도 변화를 이끈다. #2 액션 영화를 한편 보고 혼자 점심을 먹으면서 누구에게 연락해서 만나자고 할까를 생각하며 이리저리 연락처 목록을 뒤적여봤지만 막상 단박에 만나고 싶은 사람은 떠오르지 않았다. 이름과 얼굴이 매칭이 되는 순간 이런 […]
녀석의 성장과 변화 – 1,210일
거창한 목표나 거창한 계획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그저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한 장의 사진처럼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것. 그렇게 녀석은 우리와 함께 1,210일을 보냈다.
녀석의 성장과 변화 – 1,060일
1,060일간의 여행 벌써 34개월이 지났다. 그야말로 엄청난 폭풍 성장. 뭐든 혼자 해 내려는 의지가 강해졌고, 자아를 투영하는 역할놀이에 빠져있으며, 낯선자주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낯가림과 부끄러움이 심해졌고, 말할 수 없을만큼 고집이 세졌고, 흔히들 말하는 ‘미운 네살’이 되었다. 하루 하루 커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지만, 그만큼 너무 많은 것들을 알아버려서인지 우리가 기억하는 수 개월 전 보다는 덜 웃고, […]
일상
# 아침 엄청 울며 헤어졌다. 울며불며 입겠다는 미니 드레스를 겨우겨우 달래서 들고는 갔는데 녀석은 여전히 헤어짐이 엄청 서글프다. 싫어 싫어를 반복하다가 결국 선생님이 옷을 입혀준다는 조건으로 울음을 조금 그치나 했더니 인사하고 헤어지자는 말에 울면서 ‘안녀허어엉’ ‘안녀허어어엉’ 흐느끼며 인사했다. 막 나서는데 선생님이 녀석을 방에 넣고는 문을 닫아버리고 다른 아이들을 받는다. 녀석의 울음이 들리는 것 같아서 나도 […]
폭풍 같았던 아침의 기억
언젠가 다시 또 그리워하게 되겠지만, 이제 우리에게 부산하고 쉽지 않았던 그래서 매일이 폭풍 같았던 녀석의 아침 등원 길 시즌1이 끝이났다. 늘 집에 누군가가 있다는 마음의 안정감 뿐만은 아니다. 이제 우리는 아침 준비가 단촐해져서 각자의 몸만 챙기고 나서면 되고, 녀석도 7시부터가 아닌 9시부터 서서히 일어나도 되고, 어린이집 차량이 집 앞까지 픽업을 오게 되니 육체적인 편안함에 매료되어 가는 중이다. […]
녀석의 성장과 변화 – 730일
730일간의 여행 내일이면 세상에 나와서 우리 딸로 살아온 날이 딱 730일이 된다. 최근의 성장과 표현들을 보면 지난 몇 달의 발달 상황 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고, 디테일해지고 있음을 매일 실감하고 있다. 몇 개의 단어를 조합하기도 하고, 제법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서 장난을 치기도 한다. 녀석이 세상에 나와서 처음 경험하는 것들과 우리가 처음 녀석을 통해서 겪는 상황이나 […]
녀석의 성장과 변화 – 600일
600일간의 여행 녀석이 세상에 나와서 지낸지도 벌써 19개월이 훌쩍 지났다. 매일 매일 많은 순간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고는 있지만, 하루에도 여러번 녀석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다 담아내고 기억하기에는 여간 쉽지 않다. 이래서 조금 더 천천히 커달라는 아쉬움 섞인 바램들을 남기는가 보다. 600여일이 지난 요 근래 녀석과 보내는 시간들을 몇 가지 변화와 패턴으로 분석 아닌 분석을 해 […]
안경, 안경테와 렌즈
7년인가 8년만인가 나는 안경을 바꿨다. 사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렌즈를 바꿨다. 즉 보여지는 안경테는 그대로이고 보이지 않는 렌즈만 바꾼거다. 새로 바뀐 렌즈는 당연히 어지럽다. 아직 적응이 조금 필요한데 무리해서 큰 변화를 준 상태가 아니라 아주 조금의 선명도만 교체했다는게 맞는 표현일 듯. 그동안 나는 7-8년된 프레임을 갖는 안경테 안에 있는 그 세월만큼이나 고스란히 렌즈에 기스로 […]
빨래
참 작다. 아기의 빨래를 널다 보면 나 혼자 웃는다. 이렇게 작은 팔과 다리를 넣고 손인지 발인지도 모르는 아기에게 입혀주기 위해 매일 빨고 널어둔다. 이렇게 작은 생명체에게도 옷이 필요하고 집이 필요하고 부모가 필요하고 가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이제야 해 본다. 그냥 알아서 크는게 아니라 수 많은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으며 말이다. 깨끗하고 상쾌하게 하루를 보내렴. 그리고 즐겁게.
조금은 어색한, 하지만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기
꼭 삼시세끼는 아니더라도, 늘 점심과 저녁을 같이 먹고 있고, 가끔 낮잠도 잔다. 물론 청소, 빨래, 집정리는 해도 해도 표가 안나지만, 그래도 해야 하니까.
평범한 하루
#1 10시 방문, 11시30분 방문, 2시 방문, 5시 귀가 미루고 미뤄두었던 스케쥴을 단행했다. 무엇 때문에, 피곤해서로 늘 미루고 미루었었는데, 이렇게 내가 나를 챙기지 않으면 덜컥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던 터라, 눈 딱 감고 예약잡고 바로 방문. 한 곳은 빠르게 진단, 처방, 득약. 스타벅스에서 시럽오더와 리뉴얼된 앱에 기능을 파악하며 30분을 보내고 이동. […]
Status
아닌데 아무도 아니라고 말을 안한다 – 15.10.14
변화
#1 아이가 생겼다. 이제 70여일 된 귀여운 공주님이 생겼다. 열달을 뱃속에서 안고만 지내던 와이프가 안쓰러운 날들이었는데, 매일 모유수유로 힘들어하던 시간을 보내고, 가슴 때문에 아파던 시간을 보내던 와이프는 그 날들이 힘들었지만, 이제 겨우 아기의 웃음을 보면서 와이프도 나도, 우리도 함께 웃고 있다. 한번도 찾아보지 않았던 육아와 관련된 글들을 접하기도 하고, 아빠로써가 아닌 남편으로 더 해주지 […]
영웅은 없다.
그저 ‘끝내는 사람’만 있을 뿐
생각을 말한다는 것
날카로운 뾰족함이 우선일까. 둥글둥글한 원이 우선일까? 생각을 말한다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진다. ‘솔직’하게 말한다는 것. 문자 그대로는 ‘가감없이’ 생각을 전달하는 일인데, 여기서 ‘가감없이’라는 항목이 어려운 일이다. 생각에 이어지는 말, 즉 타인에게 표현되는 것은 결국 타인의 반응을 유도하거나, 타인의 반응이 나타나는 것인데, 그 반응을 견디기가 힘들어지면 점점 ‘솔직’과 ‘가감없이’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가게 된다. 뾰족하게 옳다고 믿는 항목을 […]
불혹. 오늘. 그리고 요즘
마흔. 불혹. 오늘은 공식적으로 마흔이 되는 날이다. 예전 일기장이나 간간히 써 두었던 낙서 같은 글들을 보면 늘 서른이 되면, 마흔이 되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하는 고민을 적어두고 다시 꺼내보곤 했었는데, 서른은 이미 훨씬 전에 지났고, 여러 언덕들을 넘고, 파도를 헤치고, 야근의 늪을 지나고 눈을 떠 보니, 오늘의 나는 불혹, 마흔이라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늘상 […]
그런 날
# 1 그렇게 뾰족할 일은 아니었는데 오늘 날씨가 꿀꿀했다는 이유와 머리가 너무 아팟다는 이유. 뾰족한 게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둥글둥글함이 아니라 무뎌짐에 대한 뾰족함이랄까. 1시간 2시간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까 머리가 안 아프더라. 그냥 그런 날. # 2 한잔 걸친 친구의 전화.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하루 종일 짜증이 났었노라고. 오후에 함께했던 미팅에서 미안했노라고. […]
PM 10:29
매일 사람들의 표정과 몸짓을 보면서 아주 옅게나마 소통을 한다. 누군가가 요청한 오늘의 당위성 보다 오기로, 때로는 욕심으로 하루 하루를 온통 자신들의 것들로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한 명, 한 명과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해서 혹시라도 내가 놓치는 그들만의 장점과 기운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혹 길을 잃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 ‘그 […]
도리
사람이 살면서 평생 몇가지, 누구의 어떤 사람으로 살게 될까?그냥 내키는대로, 하고 싶은대로만 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게 또 그래야만 사회생활을 하고 참다운 인간관계를 가지게 하기 위해 수 많은 관계속에서 살아가는거겠지..? 어머니의 아들로, 사랑하는 사람의 반려자로, 누군가의 친구, 선배, 후배, 동료 또 어떤 집단의 구성원으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거지. 내일은 동아리 후배들 공연이 있는 날이다. 매년 축제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