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i Stories

  • Cover
  • Notice
  • Local
  • Tag
  • Keyword
  • Guestbook

우리 일상에서의 철학. 그리고 교양

Inside/[북]같게.다르게읽기 | 2003/10/12 01:15 | 재회#

세계의 교양...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1 - 최병권.이정옥 엮음
★★★★

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날, 동시에 TV시사토론 프로그램에서는 학생, 일반인, 지식인 등을 모아놓고 열띤 토론을 펼친다. 그리고 온 국민이 그 프로를 집, 술집, 까페, 연구실, 직장에서 보면서 함께 토론에 동참한다. 수학능력시험에 다음과 같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각자의 나름대로의 논리를 펼치며 말이다. ‘과학의 용도는 어디에 있는가?’, ‘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반드시 자신의 욕망과 싸운다는 것을 뜻하는가?’, ‘꿈은 필요한가’, ‘감각을 믿을 수 있는가?’, ‘예술작품은 반드시 아름다운가?’ 등과 같은 주제를 말이다!

위의 이야기는 바로 현재 프랑스의 이야기라고 한다. 대입 시험인 바칼로레아 논술고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관심은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타인의 영향이든, 자신의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생각이든, 알고자 하는 욕구를 말한다. 따라서 앎에 대한 욕구가 없다면 호기심은 잘 유발된다고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매년 이러한 지식 형태의 ‘축제 아닌 축제’를 오랫동안 지속해 왔던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프랑스인들의 교육 현실을 보여주는 책이다. 또한 바칼로레아 논술고사에서 투명한 논리를 전개하였거나, 논리의 완성도가 높은 학생들의 모범 답안이라고 할 수 있는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읽는 내내 부끄러움이 앞설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흔해 빠진 물음에 대한 고차원적인 해답을 나는 여전히 알고 있지 못한다. 물론, 정답이 아니더라도 그 답을 유추해 내기 위한 고민은 분명 많은 사람들이 해 보았으리라고 여긴다. 하지만, 나의 무지에 무릎을 꿇은 것은 이러한 글들이 바로 17~18세의 청소년(청년)이 썼다는 사실이다! 나에게 ‘영어’ 이외에는 모든 것이 다 교양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야기하는 교양과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교양은 실로 천지차이였다.

내가 20살 때에 ‘철학 의재 문제’ (띄어쓰기 맞음) 라는 교양 과목을 1학기 수강한 적이 있었다. 그 수업은 교재가 없었고, 매 수업시간마다 한가지의 주제를 던져주고 참석한 학생들끼리 토론을 하는 방식이었다. 출석은 단 두 번. 그것도 중간, 기말고사 때에만 출석을 했었다. 당연히 F. 당시 난 1학년이었고, 그 1학년은 ‘자유’가 보장된 특별한 시간들이었기 때문에 수업에 연연하지 않았음은 당연한 일. 철학에 대한 호기심이 없었던 것이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이 수업은 정말 내게 교양이었다. 당시에도 나는 교양의 의미를 너무도 간단 명료하게 잘라서 해석했기 때문이었다. 책의 표현을 빌려, 교양은 나이가 들어, 삶에 대한 여유를 부릴 수 있을만한 때에 찾게 되는 따위의 것으로 말이다.

우물 안에 있을 경우에는 그 우물의 크기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우물에서 나와 봐야 내가 있던 곳이 얼마나 협소한 공간인지 알 수가 있다. 교육도, 교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비록 내가 교육계에 몸을 담고 있지는 교육자는 아니지만, 초,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친 피교육자의 입장으로써 나는 16년 가까이를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과연 어떤 교양을 받으며, 또 찾으며 살아왔는지 정말 재미없는(!) 물음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머리가 커지고 삶에 대한 안정과 여유로움이 있어야만 그 흔해빠진 ‘교양’을 들먹이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윤택한 삶의 여유를 누리기 위해서 교양을 찾아야 하는 우리는 여유가 없는 것일까 하는 물음을 내내 들고 다녔다.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1 - 개정판, 종합편, 바칼로레아 논술고사의 예리한 질문과 놀라운 답변들  최병권.이정옥 엮음
1권 '종합편'은 지난 10여년 동안 출제되었던 바칼로레아의 철학 시험 문제와 답안 중에서 총 64개를 선별하여 인간, 인문, 예술, 과학, 정치, 윤리 등의 6개 장으로 구분하여 엮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북]같게.다르게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를 기억하게 해 줄 시작 - 니코스 카잔차키스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6/07/07
  • 무식이 한이다.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4/09/13
  • 인적자원경영, 사람이 곧 자원이다!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4/07/22
  • 스타벅스. 인적 브랜드 마케팅 (댓글 0개 / 트랙백 1개) 2003/11/14
  • 친일 논쟁. 친일파, 이승만, 박정희, 빨갱이, 조선일보 그리고 大韓民國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6/04/24
  • 펄펄 살아숨쉬는 박지원의 아이디어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3/10/25
  • 소외된. 그러나 곧 빛날...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4/08/18
  • 초특급 울트라 액션 블록버스터 스릴러 소설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6/03/31
  • 다시 꿈을 꾸게 만드는 떨림.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6/01/22
  • 우리가 알아야 할 상대성이론에 관한 명제들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3/03/08
2003/10/12 01:15 2003/10/12 01:15
TAG book, 교양, 교육, 바칼로레아, 철학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트랙백을 보내세요

트랙백 주소 :: http://www.sigistory.com/tt/trackback/12

댓글을 달아 주세요

비밀글 (Serect)
댓글 달기 (Submit)
◀ Prev 1 ... 378 379 380 381 382 383 384 385 386 ... 408 Next ▶

Blog Image

Be the Great - 재회#

Notice

  • Sigi Stories 저작권

Category

  • 전체 (408)
    • Sigi.Stories (99)
      • Remember (26)
      • Pic.Stories (32)
      • Deli.Stories (3)
      • Blank.Stories (3)
    • Inside (227)
      • [북]같게.다르게읽기 (68)
      • [樂]음악.즐겨보기 (21)
      • [畵]그래도.감동하기 (42)
      • [늘]훌쩍.떠나기 (14)
      • Thoughts (82)
    • Outside (82)
      • [c]경영이야기 (10)
      • [p]PM이야기 (4)
      • [e]기획이야기 (31)
      • [IT]웹.모바일.트랜드 (26)
      • Your.Thoughts (3)
      • [P]포트폴리오 (8)

Tag

  • 한겨레신문 . .
  • 이상이 지나 현실 . .
  • UCC 마케팅 . .
  • 썅 . .
  • 짜증나 문자메시지 . .
  • 기묘한이야기 . .
  • 인적자원관리 . .
  • grow up . .
  • 귀여니 . .
  • 코크제로게임 . .
  • 1~2만원대 . .
  • 정우성 . .
  • 포지셔닝 . .
  • 경제이야기 . .
  • 꿈 . .
  • 참을 수 없는 가벼움 . .
  • 오이소박이 . .
  • 중요한것부터먼저하자 . .
  • Definitely Maybe . .
  • 작가 UCC 포털 . .
  • 문서작성 . .
  • 다빈치 코드 . .
  • 뷰렛 . .
  • 병목자원 . .
  • 돌발영상 . .
  • 힘겹던 여름 . .
  • 진시황 프로젝트 . .
  • try to remember . .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
  • 스팀트롬 알러지케어 . .

Recent Post

  • 대화 (1)
  • Newest VS Remarkable
  • 버스에 타지 않은 사람들에게 에너지...
  • PM 10:29
  • 休와 여행이 주는 즐거움
  • 이것이 Fun 마케팅이다! Coke Zero Game
  • 제4회 명랑운동회
  • 훌쩍 떠나기3 : 부산 불꽃 축제
  • 서태지 쇼(Show) TV CF
  • 훌쩍 떠나기3 : 다시 경주, 다시 부산

sidebar photos

제4회 명랑운동회
기획과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 번개-쇼콜라 Season2
제3회 명랑운동회
늦어서 죄송해요...
사진 한 장의 힘
별표 사진
Windows Vista Screen Shot #1
좋아.내 자리2
LG 플래트론 LCD Monitor
Merry Christmas Bloggers~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Kiss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만취의 기억
쉬어가자...
떨리는 그녀의 웃음.
그래.. 아직도 그래..
흑백이 주는 즐거움
내.자리
제시카 알바

Recent Comment

  • 10:49 _ 조르그
    아이구 쑥스러워라. 내가 찍은 사진을...
  • 11/17 _ 재회#
    유입검색어가 때로는 블로그를 하게 되...
  • 11/15 _ o000o
    다음에서 웹인사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 11/14 _ 재회#
    에고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안서 작성...
  • 11/14 _ 비밀방문자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Recent Trackback

  • 06/24 _ 레인블루 :: 책과 영화 이야기
    [영화] 그해 여름
  • 03/03 _ 나비의 일상생활
    Across The Universe, 비틀즈의 추억들...
  • 01/18 _ 기차니즘 초절정 고수 일탈을 꿈꾸며...
    The Goal
  • 2007 _ 『   ★』
    이동통신 선호도 3G+ vs Show, 'Show'의...
  • 2007 _ 터프가이 박광일의 디지털유목민
    고맙습니다. 제 책(이땅에서 기획자로...

archive

Link

  • ::::Flickr/sigistory
  • B|GYUHANG.NET
  • B|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 B|김중태문화원 블로그
  • B|삶을 이야기 할때....
  • B|올블로그
  • B|조르그의 달리기
  • B|출장여행
  • B|태우's log - web 2.0 and beyond
  • W|Del.icio.us/popular
  • W|Del.icio.us/sigistory
  • W|Google DOCS
  • W|News2.0
  • W|Web2list
  • W|기획과마케팅을하는사람들
  • W|디자인 정글 매거진
  • W|뷰렛 팬카페
  • W|웰컴투휘슬러
  • W|파워포인트전문가클럽

Counter

Total
318680
Today
320
Yesterday
520
rss 구독하기
Cover : Notice : Local : Tag : Keyword : Guestbook : Admin : New Post
재회#’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1.7.6 : Staccato / Designed by plyfl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