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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로망스>

Inside/[畵]그래도.감동하기 | 2006/09/10 21:13 | 재회#

로망스(Romance)


ROMANCE

“그를 미치도록 사랑하지만 현실은 나를 미치게 한다.”

1. Synopsis
잘 생긴 모델인 폴과 초등교사인 마리는 동거중이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지만 사랑에 대한 서로의 가치가 다르고 폴을 미치도록 사랑하지만, 섹스 없는 동거에 늘 불만이다. 섹스가 없는 사랑에 마리는 섹스에 대한 열정이 없는 것을 사랑에 대한 의심으로 폴에게 투정하고, 폴은 그러한 마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폴이 잠든 한 밤중에, 육체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여 섹스 상대를 찾으러 나선 마리는 술집에서 파올로를 만나게 된다. 커다란 성기를 가진 파올로와 사랑이 없는 섹스를 나누지만 그녀는 그에게 마음을 주지는 않는다.

여전히 폴과의 관계에는 진전이 없고, 그녀는 학교의 교장인 로베르와 변태적인 성교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급기야는 아파트 계단에서 강간을 당하기도 한다. 폴은 자신의 아이를 낳아달라며 마리와 섹스를 하고 임신을 시키게 된다. 그러나 폴은 애정을 담고 마리가 원하는 섹스를 해주지는 않는다. 마리는 그런 폴의 행동과 생각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마리의 진통이 시작되던 날 폴은 술에 취해 깊은 잠에 빠져있었고, 그런 폴을 보고 마리는 극도의 증오를 느낀다. 병원으로 향하면서 그녀는 아파트에 도시가스를 틀어놓고 막 해산을 하는 동시에 폴의 아파트는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폴과 함께 무너져 내리는데...


“남자와 여자의 사랑은 길고 구불구불한 갈등이다.”

2. Characters
마리 – 내 안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 난 항상 열려 있고 싶다.

마리는 섹스를 원한다.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단지, 그 사랑의 열정을 표현하는 섹스를 원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피해망상적인 의지로 섹스는 곧 열정이라고 인지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 나라의 문화에서는, 특히 남성의 입장에서는 마리와 같은 인물에 익숙해 있지 않다. 가부장적인 사회 제도와 여자는 어떠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통념때문에 여자는 함부로 성,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남자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리는 상당히 개방적인 인물이다. 물론 처음에는 폴을 향해서만 그 개방을 열정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곧 그녀는 자신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섹스에 대한 끝없는 욕망을 뒤늦게야 알아버린다.

한 남자의 사랑에 대한 열정의 표현으로 인식되어왔던 섹스가, 낯선 남자에 대한 순수한 열망으로 변질되고, 사랑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반적이지 않은 독특하고 소름끼치기 까지한 섹스의 형태로 바뀌고, 급기야는 원치 않는 섹스를 하면서도 그녀는 자신의 섹스에 대한 의지를 잊지 않는다. 또한 외도로 인해 애인의 사랑이 자신에게 돌아왔다고 믿는, 오히려 다른 어떠한 사랑에서 보다 적어도 섹스에 관해서는 마리 자신은 섹스에 대한 순수함을 지닌 인물이 아닐까.

폴 – 나에게 빠진 여자에게 질투하지마
폴은 자신의 여자를 사랑하는지 정확하게는 알 수가 없었다. 영화의 서두에 그는 자칫 섹스 결벽증 환자로 오인 받을 만큼 애인과의 섹스를 멀리한다. 마리의 이론대로라면, 그는 마리를 경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여자에게 섹스를 원하지 않으면 남자는 여자를 경멸한다고 느낀다는. 그는 섹스의 열정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그리고 그의 사랑과 마리의 사랑에 대한 관념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폴의 사랑은 가정을 꾸미는 것 이상의 가치를 두지 않으며 자신의 소유한 이외의 것에 오히려 자극을 받으며 그것을 즐기는 타입의 남성이다.

그가 보여주는 남성은 사뭇 우리나라의 남성 우월주의와 비슷한 관념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는 사람들이 둘러싸인 테이블이 있는 곳에서만 마리에게 다정하게 대한다. 이는 주변, 즉 사회적으로 가정에 충실한 이면을 보여주고자 하는 남성의 심리상태를 표현한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마리와의 어설픈 섹스에서 여성 정상위 체위에서 흥분을 느끼는 마리를 내동댕이 치며 마리의 흥분을 가라앉히기도 하며, 당연히 마리에 대한 자신의 믿음 - 육체적인 외도 - 이 어긋나지 않음을 확신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로베르 – 난 수많은 여자를 정복했지
그는 혐오스러운 인물이다. 마리의 성적 정체성을 변질시키고 왜곡시키는데 일조한 인물이기도 하다. 섹스의 취향을 옳다, 나쁘다로 판단 내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나, 교장이라는 사회적인 신분과 마리를 매저키즘에 빠져들게 하는 그의 성적인 취향은 남성 또는 여성에 에 치우치기 보다는 성욕의 외부에서 바라보는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초반에 그는 '여성은 정복당하길 원한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섹스를 성욕의 분출로 바라보았을 때, 그는 여성의 성욕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오히려 애를 쓰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파올로
파올로는 마리가 자신의 성적인 욕망을 해소하기 위한 최초의 관문으로 선택한 인물이다. 여성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 보다는 마리의 캐릭터로 인해 오히려 마리의 결정을 따르는 수동적인 인물로만 묘사되고 있다.

“육체를 사랑하지 않는 건 고통의 심연이자 불행의 나락이다 .”

3. Symbolism
로망스, 컬러, 폴, 교사와 교장

본 작품에는 다양한 섹스와 관련된 이미지와 성에 관한 상징들이 많이 등장한다. 로맨틱하지도, 에로틱하지도 않는 이 작품에는 우선, 제목 '로망스'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로망스'는 없다. 애절하고 애틋한 사랑이야기 보다는 섹스에 집착하는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마리의 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폴과 마리에게 로망스는 없다. 그들에게는 서로 다른 사랑의 가치관을 섹스를 한다, 하지 않는다로 표현하는 로망스에 대한 현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마리의 옷을 통해서도 작품의 성적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다. 폴과 마리가 동거하는 영화의 시발점에서 마리는 하얀색 옷을 입고 있으며 그들의 삶의 공간 또한 흰색이다. 이는 마리의 순수한 사랑, 적어도 폴을 향한 순수한 열정에서의 섹스를 대변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섹스에 대한 진한 열정을, 비록 그게 일반적이지는 않을지라도, 표현하는 색상으로 그녀는 붉은 드레스를 입는다. 성, 섹스, 욕망은 이미 붉은색(red)으로 충분히 모든 이야기들을 함축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폴'의 아들인 '폴'. 마리는 자신의 애인인 ‘폴‘을 죽이고 아들을 ‘폴'이라고 이름 짓는다. 전자는 자신이 미치도록 사랑하지만, 자신에게 사랑의 열정을 보여주지 않는 '발기하는 폴' 대신에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되는 후자인 '발기하지 않는 폴' 을 선택하게 된다. 마리는 섹스에 대한 열정을 버리는 대신, 후자로 지칭되는 폴을 사랑하기위해 선택한 것이다.

교사라는 마리의 직업은 마리가 성적인 정체성을 탈피할 때 극적인 요동감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소이다. 일반적인 직장 여성이 아닌 교사인 마리는 또한 교장인 로베르와 섹스를 나눈다. 그것도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섹스를 나누면서 마리는 교사라는 테두리 안에 갇혀져 있던 성적 자아를 교장을 통해서 분출하게 된다.


“테이블을 마주했을 때만 너는 다정해.”

4.  남녀의 섹스에 대한 차이
충격적인 영화였다.

우선,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던 나로써는 영화를 보는 초반에는 내내 프랑스의 어떤 유명한 감독이 찍은 프랑스 포르노 영화인 줄로만 알았다. 이 영화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유, 무형의 섹스 형태가 나온다. 일반적인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 외도로 이어지는 섹스, 매저키즘적인 섹스, 강간. 하지만, 이 영화는 전혀 외설적이거나 퇴폐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여성의 전라의 모습이 나오고 남성의 성기가 나오는(비록 모자이크가 따라다니긴 했지만)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로망스를 보고 난 뒤, 여러 가지 많은 생각들을 해 보았다. 마리의 입장에서, 폴의 입장에서 그리고 영화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사랑, 섹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로망스에 대해서. 우선, 사랑을 하면 섹스는 필요충분 조건이다. 하지만, 반대로 섹스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랑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마리가 원하는 것은 폴과의 섹스였다. 그러나, 폴은 원치 않았고 마리는 폴과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외부에서 해결하고자 하였다. 열정이라고 믿고 있는 순수했던 마리에게는 적어도 그렇게 믿었을 것이었다.  당연히 남성의 입장에서 마리는 그 가치를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녀는 순결을 버렸으며, 믿음을 버렸고, 순수한 열정마저도 버렸다. 그녀는 마치 섹스의 화신처럼 자신의 성욕을 절제하지 못하였으며,  나아가 자신의 성적인 정체성까지도 혼란스럽게 만들어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에 대한, 섹스에 대한 순수함을 지녔던 인물이다. 다시 말해, 그녀의 섹스에 대한 탐닉은 쾌락의 추구에서가 아닌, 사랑에 대한 대리 만족으로써의 접근이었다. 섹스에 대한 욕정보다는 사랑에 대한 열정이 컷던 마리에게 파올로는 그녀의 욕정을 해결해주는 최초의 분출구였고, 마리 자신의 깊은 곳에 꿈틀거렸던 성에 대한 자기 방어적인 표현이 로베르를 통해서 역으로 분출된 계기였다. 그것은 또한 남성중심의 섹스에 대한 반항이며, 성적인 권력과 쾌락은 습득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만들어 나갈 때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알려주는 계기이기도 하다.

폴은 '결혼은 미친짓이다'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사랑은 하지만 결혼은 할 수 없다는 설정과 폴이 추구하는 같이 살지만 섹스는 하지 않는다라는 흐름의 구도는 동일하다고 여겨진다. 다만, 두 작품은 '로망스'를 다루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섹스는 사랑이 수반되어야 즐겁고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일방적이 아닌, 상호간의 조화가 이루어 질 때에만 가능한 놀이라고 여긴다. 성적인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내용까지야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비록 이 영화에서는 현실속에서의 로망스를 무겁고 비극적으로 다루었으나, 섹스를 통해서, 아니 사랑이 전제된 섹스가 진정으로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최고의 가치가 아닐까. 그렇다면 그것은 반드시 편협한 남성우월주의나, 여성의 자각을 일깨우는 페미니즘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닌, 남성과 여성이라는 오직 두개의 성만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차이점을 깨닫게 될 때, 섹스와 사랑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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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0 21:13 2006/09/10 21:13
TAG movie, 로망스, 사랑,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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