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각보다 일본은 내게 그렇게 멀리에 있지 않았었나 보다. 이렇게 일본 여행을 다녀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창가의 토토’라는 책을 읽고 나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정말 그렇게 평범하게 학교를 다녔으며, 지은이(구로야나기 테츠코)처럼 기억하고 싶은 그런 ‘교육’에 대한 생각이 없다는 것에 씁쓸해 할 뿐이다.
하지만, 비록 아주 어린 유년시절에 겪어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비록 내가 세상에 놓여져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한 많은 호기심을 안고 살고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아니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그런 꿈 많은 아이를 둔 아빠가 될 것이기 때문에 작고 뭉클한 감동으로 내 안에 남아주길 기대할 것이다.
반추해 보면, 난 궁금해 하지 않았다.
대부분을 내 판단에 의해서 중요하거나 혹은 사소한 것으로 치부해서 기억하고, 잊으면서 나름대로의 ‘앎’을 터득해 나갔다. 지금도 그러한 나의 학습 방법은 여전한 것이어서, 되도록 나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사안들만 검토하는 편협한 지식 습득 방법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니라고 생각해 왔던 컴플렉스는 나조차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깊은 곳에서 때에 따라서 불쑥 불쑥 튀어 솟아오르는 것임을 알게 해 주었다.
아주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하곤 한다.
훗날 나를 아빠라고 부르는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내가 단 한번도 궁금하게 여겨보지 않았던 것을 진지하게 물어온다면, 정말 나는 그 아이에게 지혜롭게 혹은 자상하게 그 물음에 대답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유년시절에 단 한번도 궁금하게 여겨보지 않았던, 하늘은 왜 파랗고, 비가 올 때 구름은 왜 검정색이고, 하는 등등의 천진난만한 물음들.
‘창가의 토토’를 읽는 동안에 난 토토와 같은 유년을 떠올리게 되었고, 책을 덮고 감흥을 남기려는 지금은 어느덧 그런 토토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과 비슷한 나이가 되어버렸다. 과연 내가 지금, 아니 내가 자라왔던 그러한 보통의 환경-내 아이가 자랄 때 즈음에는 어쩌면 더욱 바쁘고, 정신없고, 해야할 일들이 많은 학생들처럼-을 벗어난 생각으로 내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담은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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