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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쓰고나니 너무 거창하게 서두를 시작한게 아닌가싶다. 거의 한달 꼬박 태백산맥의 염상진과 김범우와 하대치 들과 함께 보내고 마지막 10권을 덮는 마음이 쓸쓸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반공 표어를 만들고, 반공 포스터에 반공 서적을 읽으며 자라왔던 유년기를 그려보면서, 아픔의 근현대사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민족'이라는 말을 되뇌여본다. 다소 편파적이며 편향적이라는 리뷰도 있지만, 분명 태백산맥은 그시대를 경험하지 못했던 우리 세대에게 놓칠 수 없는 기록임에 틀림이 없다.
도서관 구석 서고에서 한강을 읽으며 안타까워하고, 내가 그자리에 있었더라면 과연 나는 당당하게 '자유민주주의'를 외칠 수 있었을까 하는 물음이 꼬리를 물었던 것 처럼, 내가 공산주의자가 되었을까, 그저 기회를 잘 타는 인간이 되었을까. 아니면, 지금처럼 여전히 무지한 백성으로만 남았을까 하는 물음이 마찬가지로 생겨나게 되었다.
나를 알려면 민족, 민족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거창한 수식어구가 아니더라도, 우리 부모님 세대가 겪었던, 부모님의 부모님이 겪었던 가족사가 될 수도 있는 실로 한 맺힌 이야기들. 아주 나중에 내 아들에게 언젠가 쓸쓸하게 들려줘야 할 아픈 이야기들. 끊어져서는 안될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라 했던가. 몇 십년 후면 어디서도 들을 수 없게 될지 모르는 '패배자들'의 이야기들. 역사를 담은 소설에서 그들의, 우리의 이야기를 빼곡히 기억해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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