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링이와 10시까지 떡실신. 와이프는 새벽같이 병원 다녀오는 사이 볶음밥 해먹고 H이사님이 보자고 해서 셋이 회사로 이동

무급휴가라고. 공무상해로 인정할 수 없다고. 손이 떨리고 심장이 떨렸다. 한달치 월급을 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9년 다닌 회사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고자 달렸던 나에게. 이 많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회사의 탓이 아니라는 H이사님 말에 더는 할 말을 잃었다. 산재도 안된다고. 증명하기 어려울거라고. 이렇게까지 말하실 줄은 몰랐다.

카페에 있는 와이프와 뽈링이를 잠깐 보고 진단서를 포함한 그놈의 휴직계를 내고 왔다. 몇 시간을 나는 멍해 있었고 집에서 샤워를 하고 온 나를 보며 와이프는 흐느껴 울었다.

이제야 조금 더 가볍게 내려놓을 수 있겠다. 9년 다닌 내가 아끼던 회사가 아닌 월급을 주던 회사였고 내 젊음을 앗아간 회사였고 마음의 병을 주고 제탓이 아니라는 회사다. 이제 그만하자…

뽈링이는 공갈 젖꼭지에 나름 적응했다. 성공적이다. 우리 와이프와 뽈링이가 울지 않고 어제 그제 지난주처럼 매일 웃기만 하면 좋겠다.

@2015년 11월 17일 / D+1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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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를 좋아하고, 여전히 게임과 레고에 빠져있으며, 그래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딸바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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