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경계에서
며칠 전 싸이월드의 야심찬 프로젝트 C2가 싸이월드 블로그로 서비스가 변경된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한창 웹2.0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을 무렵, 본업이기 때문에, 또한 관심을 갖고 있었던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차세대 싸이월드를 외치며 다양한 매체와 채널에서 만날 수 있었던 기획자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C2는 어디로 간 것일까?

차세대 싸이월드(C2, 홈2)는 2006년 국내외에 몰아쳤던 웹2.0의 흐름과 함께 오픈 이전부터 숱한 이슈들로 무장하고 있었다.
- “1인미디어 싸이월드 홈2“ “포털 지존 네이버 잡겠다” 헤럴드경제 IT/과학 | 2007.04.18 (수) 오후 2:02
- 싸이월드홈2 오픈베타..”일촌은그대로,기능은2.0″ 머니투데이 경제 | 2007.03.28 (수) 오전 10:38
- ‘싸이월드2’ 기획책임 박지영, “새로운 서비스 진화 도전” 스포츠조선 IT/과학 | 2007.02.05 (월) 오후 4:04
- 싸이월드 새버전 나왔네 매일경제 IT/과학 | 2007.01.30 (화) 오후 8:02
- [인터뷰] “신규 사용자, 미니홈피 이탈자 C2로 막겠다” ZDNet Korea IT/과학 | 2007.01.23 (화) 오전 8:00
- “싸이월드 C2로 홈페이지 조립해보세요” 매일경제 IT/과학 | 2006.10.18 (수) 오후 1:32
- 차세대 싸이월드, 물밑 작업 뜨겁다 ZDNet Korea IT/과학 | 2006.06.05 (월) 오전 8:30
- ‘싸이월드’ 웹2.0 기반 차세대 미니홈피로 거듭 전자신문 IT/과학 | 2006.04.21 (금) 오전 10:44
폐쇄적인 미니홈피의 툴을 벗어버리고 개방형 플랫폼과 다양한 위젯들로 무장하여 1인 미디어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던 멋진 포부들은 C2의 오픈 이전부터 블로그 타입의 C2팩토리 (http://c2.cyworld.com/factory : 현재 폐쇄)를 통해서 C2를 제작하는 제작진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하였다.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서 베일을 벗은 C2는 예상과 달리, 그다지 별다른 호응을 얻어내지 못하였다. 심지어는 기존 미니홈피 사용자들에게 오히려 귀찮고, 불편하고 또 어렵기만한 서비스로 인지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미니홈피가 가지고 있던 최대의 강점이었던 ‘단숨함의 미학’을 놓쳤던 것일까? 물론현재 c2의 서비스명이 블로그로 변경만 되었고, 서비스의 기본 베이스는 변경되지 않았으나 결국 c2는 싸이월드 블로그 서비스에 편입되어 c2라는 타이틀로의 서비스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기획자의 몫
2007년에 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오픈하였다. Early Adopter의 성격 보다는 주부들을 리드유저로 삼아 웹2.0 서비스들로 인지되고 있던 몇가지 서비스 아이템들을 접목하여 기획한 사이트였다. 개방형 플랫폼, Design, 참여/추천, Metablog, RSS/RSS Feed 등의 소위 ‘잘 나가는’ 서비스들이었다. 당시의 목적은 이해하느냐, 이해하지 못하느냐의 차원이 아닌, 지켜보느냐, 시도하느냐의 차원으로의 접근이 컷을 때였다. 2008년 5월 현재, 이 사이트는 성공했을까?
사실 참 단언하기 어렵다. 특히 자식 같은 사이트와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숱한 설전과 페이퍼, 미팅, 밤샘들을 떠올리면 어떤 기획자도 실패했다고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C2와 마찬가지로 성공이냐 실패냐로 휘두르는 잣대는 대부분 경영실적평가에 따른 부분으로 보아야 한다. ROI(Return on Investment), 즉 투자대비 수익률을 기준으로 하여 과연 얼만큼의 투자(제작기간, 투입인력 등)로 얼만큼의 수익(사용자 증가, PV 증가, 매출 증가 등)을 내었는가가 최종 평가의 종착역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을 위한 기획자의 몫은 어디까지일까?
PM으로 통칭되는 Leader 기획자는 투입률 관리부터 일정, 산출물, 프로젝트(사업) 관리에 이르는 모든 분야를 관리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는 결국 프로젝트의 성패는 기획자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리한 투입률 조정, 무리한 일정 설정, 무리한 스팩 설정 등 선택의 책임 또한 기획자가 지어야 하는 부분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는 수 많은 책임과 반대로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의 폭은 생각만큼 넓지 못하다는 어려움에 있다는 것이다. 디자이너와 개발자들과 함께 협업해야 하는 기획자에게는-적어도 PM으로써 프로젝트 수행 및 관리를 책임지기엔 다소 어려운 연차의 기획자-디자인에 대한 무능함과 개발에 대한 무지함으로 인해 숱한 날들을 속 앓이를 하며 살 수 밖에 없다. 혹시나, 혹시나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지는 프로젝트들 중에서 c2가 그런 이유로 사라진 것은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걱정을 해 본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던 커뮤니티 사이트 역시 매출이 발생되고 있는 사이트는 아니지만, 과연 실제로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에게 색다른 기회와 재미를 부여해 주고 있는지 오히려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시점에 걱정과 염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다시, PM 기획자 책임론이다.
새롭고 독특한 소수 < 목적에 맞는 쉬운 다수?
어떤 일이든지 기획을 하다 보면, 가끔 최종 목적과 그를 이행하는 수단이 정 반대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멋지고 독특한 아이디어들은 각각 그들 나름대로 훌륭한 수단들이 된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론들은 분명 명확한 한두가지의 목표를 향해서 배치되고, 분산시켜야 옳다. 그리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들을 함께 호흡하는 동료들이 옳은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기획자는 배려해 주고, 독려해 주고 그리고, 때론 딴지를 걸기도 해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누가(who), 왜(why)’를 먼저 분석하고, 무엇(what)과 어떻게(how)를 판단하자. 때론 푸드코트보다 한 가지 북어찜만 파는 가게가 훨씬 맛있고, 효율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