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링아. 오늘은 아빠랑 엄마랑 아빠와 엄마가 많이 좋아하는 삼촌과 삼촌 여자친구가 될 이모와 넷이 구리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차도 마시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했단다. 엄마와 아빠가 뽈링이를 갖기 전에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뽈링이와 함께하면서 바뀌어가고 있는 또 다른 하루를 보냈어.
아빠는 일만 열심히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일이라는 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 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 오히려 엄마는 아빠 보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더 많은 즐거움과 기쁨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아빠가 조금 더 늦었다는 생각이 부쩍 더 많이 든단다. 아마 뽈링이 할머니도 마찬가지일거야.
어제는 뽈링이 할머니도 오래간만에 만나서 뽈링이까지 넷이서 밥먹고 뽈링이 할머니 생신 선물도 드리고 해서 기분 좋은 날이었지만, 아빠는 그래도 뽈링이 할머니가 혼자 지내고 계시는게 참 마음이 편하지는 않아. 응. 그럼. 뽈링이 엄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그래도 말야. 뽈링아 엄마랑 아빠는 일, 엄마와 아들, 그런 관계만 세상에 있다고 여겼었는데, 뽈링이가 이렇게 우리의 삶에 들어오면서 이런 작지만 엄청나게 커다란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 준 것에 대해서 너무나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단다.
우리 뽈링이가 엄마와 아빠와 할머니와 그리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뽈링이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살아간다는 것은 꼭 그날의 답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주변에 가까운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너무 빨리 혹은 너무 늦게 알아차리지 않기를 바래. 아마 그 때가 우리 뽈링이가 청소년기를 지나고, 어여쁜 숙녀가 되고,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평생을 살 계획을 하게 되는 그 즈음에 이해했으면 좋겠다.
뽈링아. 건강하고 지혜롭게 그리고 아름답게 우리 잘 살자.
@2015년 5월 3일 / D-9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