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은행의 모바일 서비스가 리뉴얼되었다고 해서 체크해 보고 싶었다. 참고로 나는 과거에 해당 은행을 거래했었고, 계정이 있을 것이다 라고만 예상하고 시도해 보았다.
Scene 1 : App
- 앱스토어에서 해당 앱을 검색
- 앱페이지에서 스크린샷 확인
- 다운로드 (Face ID 인증)
- 앱 실행
- Tutorial 화면 확인
- 로그인 화면(5가지 로그인 방식)
(1) 간편번호인증 – 진입하였으나 기 설정된 공인인증서가 없었기 때문에 Close
(2) Face ID인증 – 진입하였으나 기 설정된 공인인증서가 없었기 때문에 Close
(3) 뱅크사인 – 추가로 다른 앱 설치를 권유해서 Close
(4) 아이디(이용자번호) – 현재 상태에서는 내가 알고 있는 계정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아이디를 찾는다거나(대략 3~4단계 추가 예상), 비밀번호를 찾는다거나(대략 3~4단계 추가 예상) 하는 과정이 복잡할 것으로 예상되어 Close
(5) 공인인증서 – 타기관 인증서가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Close - 결국 5가지 옵션은 현재 ‘나’에 대한 정보가 해당 은행에 있는지 없는지, 뭐가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과거 인터넷 뱅킹의 경험 기반으로 데스크탑에 접속함. 앱에서의 진행은 포기
Scene 2 : 데스크탑PC
- 크롬으로 접속
- 타기관인증서를 등록하기 위해 로그인 페이지로 이동
- 플러그인 설치
- 전체 설치가 이루어졌음에도 1가지(키보드 보안)가 미설치로 상태를 알려줘서 2회 재설치 시도 후 크롬에서 진행 포기
- IE로 접속
- 모두 설치되었다는 상태 확인 후 타기관인증서 등록/해제 페이지로 이동
- 01 고객정보 입력, 02 인증서 사용 등록, 03 약관동의, 04 보안매체 입력까지 진행했으나 단말기 지정 화면에서 5개 이상의 PC를 지정할 수 없다는 경고문 확인. 현재 상태에서 단말기 지정 해제 하는 메뉴 또는 기능이 해당 화면에서 제시되지 않음
- 전체 메뉴에서 단말기 지정/해제 메뉴를 찾아서 진입
- 기존 공인인증서로 로그인을 하면 ‘타기관 인증서 사용 등록이 되지 않았다’는 경고문 발생. 2번 부터 다시 수행해야 하는 상황 발생. 결국 전체 포기
이 수 많은 Pain Point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이 아닌 서비스를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끔찍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서비스를 둘러보기 위해서 진행했던 위의 시행착오들은 만약에 당장 해당 은행 업무를 봐야하는 사람이었다면 그야말로 환장할 노릇이 아니겠는가? 서비스 제공자는 분명 다양한 Use Case들을 가지고 예측하고, 분석해서 제작되었겠지만, 나와 같은 특이할 수 있는(어쩌면 대다수일 수도 있는) 유형은 분노하고 해당 서비스를 다시 이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주변 사람들에게 이러한 시행 착오를 설파하면서 해당 서비스의 존재 가치를 부정해 버릴 수도 있다.
너무 뻔한 답일 수 있지만, 범용적인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90%의 General한 환경과 고객 시나리오 분석만으로는 나머지 10%까지 채우기는 무리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놓친 사용자는 없는지, 이런 프로세스가 모든 사용자(99.9999%)가 동일한 과정을 겪는지 아닌지를 분석해야 한다. 즉,
- 다양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는 사용자 여정에 대한 분석은 반드시 수행되어야 한다.
- 이탈률이 높아지는 구간을 분석하여, 사용자에게 Second Journey를 제시해야 한다.
- 사용자에게 친절한 UX Writing으로 현재 상태를 알려줘야 한다.
- 1가지의 Task를 수행하기 위해서 다양한 Device들간의 Journey를 최소화해야 한다.
- ‘사용자가 알고 있을 것이다’라는 추측 보다, 사용자에게 명확한 Path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
- 문제(Error)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가 해당 문제를 직접 해당 채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사용자에게 ‘만족’을 주려는 행위 보다 ‘불만’을 처리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의 경험을 개선해 주려는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완벽할 수는 없다. 다만 부족한 부분은 알고 있어야 한다.
서비스는 계속 진화한다. 그리고, 그 서비스를 둘러싼 모든 환경요소들 또한 지속적으로 진화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시점에서의 ‘옳은 결정’ 역시 시간대나 환경 요인이 바뀌면 함께 바뀔 수 밖에 없는 것 처럼 완전무결한 서비스가 될 수 없다는 부분을 먼저 인지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