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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일곱 꽃다운 나이에 만났던 녀석들이 하나도 빠지지 않고 애기 아빠가 되었다.
무스 바르고, 왁자지껄 떠들고, 여자 이야기하고, 농구하고, 당구장 다니고,
지하독서실에서 만화책보고, 노래방에서 만나고, 매일 술 먹고,
같이 울고, 같이 웃고, 같이 마음을 나누었던 20년 친구들.
피터팬처럼 살자고 했었는데, 모두 피터팬을 낳아 기르고 있다.

우린 고작 서른 하고도 일곱인데, 우린 아직 똑.같.이. 생겼는데,
우리의 인생은 벌써 수 많은 언덕과 태산을 넘고 이렇게 흐르고 있다.

드라마처럼 매일 만나고, 매일 일상을 공유하고, 매일 기쁨과 슬픔을 나누지는 못하지만,
언제봐도 똑같이 반갑고, 똑같이 즐겁고, 똑같이 똑같이 웃긴 녀석들.

벌써 20년이 지났지만, 내게는, 여전히, 앞으로도 피터팬의 친구들.
또 다른 피터팬을 기르고 있는 피터팬들.


sigistory

SF 영화를 좋아하고, 여전히 게임과 레고에 빠져있으며, 그래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딸바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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