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이

언젠가부터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인지하지 못했는데 사진들을 보면 주름이 더 늘었거나 깊어졌다.
불혹이 지난 나이와 함께 주름이 늘고 깊어진 만큼 지혜로워야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한 채로 일상을 보낸다.

그래서 올려다 보니, 엄마의 주름은 이제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못할 만큼 셀 수 없이 많아졌고, 내게도 같은 것들이 생겨났고
대신 내려다 보면 우리 주니어의 살은 점점 더 고와지고 단단하지고 있다.

자연스러운 것들이고 누군가의 일상과 똑같은 일상이겠지만 나와 비슷한 모양새를 많이 가진 주니어를 보면서 그리고,
수척해진지 오래가 지난 엄마를 보면서 내게도 있었던, 엄마에게도 있었던 청춘이라는 기억의 주름이 녀석에게도 언젠가는 생기겠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다만 그 청춘의 주름이 녀석에게는 우리네 주름들 보다는 좀 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것들로만 자리잡기를.
그래서 어른이 되면 더 의미있게 사는 방법을 조금은 일찍 깨닫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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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를 좋아하고, 여전히 게임과 레고에 빠져있으며, 그래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딸바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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