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해진다‘라는 효율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을 집에서는 북홀더를 놓고 읽으며(이것도 이미 돈을 주고 효율성이라는 양손의 자유를 허락한 스마트한 선택) 외부에서는 얇은 내 전자책 리더기를 꺼내서 읽었을 것이다. 그런 선택의 목적은 나만의 효율에 대한 기준이었고, 그 효율은 결국 불필요한 행위들을 최소화해서 ‘의미있는’ 다른 행위에 당위성을 부여하거나 혹은 더 빠르게 수행하기 위함이었다.
그런 스마트한 선택의 결과들이 모여 이루어진 나는 스마트하게 살고 있는걸까?
더 빠르게 혹은 더 효율적으로 처리했다고 여기는 모든 것들이 그렇다면, 이전 세대 사람들은 과거에 이러한 선택들이 단지 도구의 유무의 문제여서 하지 못했던 것일까?
아닐거다. 오히려 스마트한 방법으로만 선택하려는 나의 생각의 흐름이 바뀐 것이다. 생각하는 힘은 선택으로만 귀결되고 흐르는 생각들은 대부분 비효율이라고 치부하기 이르렀으며 그 결과가 바로 스마트한 선택이라는거다.
스마트하다라는 결과는 효율을 포함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 수 년간 나는 이제 스마트해=효율이라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가 점점 크게 자리잡고 있다.
아날로그적라는 의미는 조금은 느리고, 그래서 주변을 더 많이 보고 느끼고,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더 생각을 자주 그리고 많이 말하고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후회로 말이다.
현재라는 시간의 선택이라는 개념을 효율보다는 단순하지만 더 큰 울림을 주는 우리 딸이 직접 작사한 노랫말처럼 ’지금이 가장 중요해’라고 여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마트해지지 말자.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의 서문을 읽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