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스 카잔차키스 영혼의 일기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김순하 옮김
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죽음을 앞두고 쓴 자전적 에세이. 유년시절, 청년시절에 대한 기록, 그리고 유럽 여러 나라를 오가며 ‘신을 찾아서’ 헤매던 영혼의 방황한 나날들에 대한 단상을 담았다.

영혼의 일기(Report to Greco) – 니코스 카잔차키스
★★★☆☆

글쎄. 워낙 방황하고, 뭐 꿈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와 수필에 대한 메리트를 늘 높게 추구하는 나로써는 이 책의 목차만 보고 후딱 사서 읽어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산지도 일년이 다 되어가는데, 생각처럼 손에 잡히질 않았고, 차라리 조금 우회해서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읽는데 사전 공부겸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먼저 살짝 훔쳐볼겸 해서였다.

제 1 부 유년의 기억과 뜨거웠던 청춘
제 2 부 신을 찾아서
제 3 부 나의 사랑 레노츠카

아.. 목차.. 목차를 보고서, 읽지 않을 수가 없는 책이다. 일단 시작부터 방황이다. 그리고, 단순한 방황도 아니고, 신을 찾아 떠나고, 그런 사람을 지탱해 주었던 사랑을 이야기한다.. 매력적이지 않은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1883년 터키의 지배령에 속해 있던 그리스의 크레타섬에서 태어났다. 그의 생애와 그의 작품들은 사실 꽤 오래전부터 뭍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 내리락 거렸고, 이윤기씨의 ‘그리스인 조르바’로 인해서 더욱 대중적이 된 작가이다. 뭐 그 덕에 나 역시도 궁금해 했던 사람이 되었고.

사실, 이 책만으로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어떠한 인물로, 어떠한 사상과 작품을 그리고 있는지 감을 잡기는 참 힘들다. 대화체로 나와 있는 문장들은 대부분 너무 문어체적인 형태를 띄는 경우가 많고, 읽어내려가다 보면 그런 부분으로 인해서 맥이 끊기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번역서가 책에 대한 가치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그가 겪었다는 ‘처절한 내부 투쟁 기록’은 그가 직접 집필한 작품에서는 어떻게 표현되고, 어떻게 캐릭터가 살아나는지는 적어도 이 책에서는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운’정도만 띠우고 있지 않은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행길도 전체적인 목정성 보다는 큰 점들만 찍혀지고 그 점들을 들여다 보려면 다시 독자가 알아서 해야하는 고달픈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분명 그는 오랜 세월을 신을 찾아서 헤메이며, 고통에 대한 내면의 소리를 글로써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그렇기에 오히려 자유로운 사람이었을게다. 다시 그를 만나기 위한 여정에 조금 서운한 가이드북을 만났지만, 그래도 알아서 찾아가는 기쁨 정도는 일부러 남겨준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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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를 좋아하고, 여전히 게임과 레고에 빠져있으며, 그래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딸바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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