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시 병원엘 찾았다.
도움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내가 스스로에게 인정해주기 위한 상징적인 증표를 얻기 위해서 말이다. 물론 이미 그 상징성은 사실 두 세번의 몸의 신호로 깨닫기는 했었다. 그 상징성의 증표를 얻기까지 시간이 또 걸리긴 했지만.
또 다시 이 길에 섰다. 잠시 멈추기 위해서 뒤에 일들을 예측해 보는 길. 그 길에는 늘 사람이 서 있다. 굳이 표현하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린답시고 선택하지 못하는 갈래길. 어쩌면 쿨하게 ‘괜찮아요.‘ 를 기대하고 있는 마음. 한켠에 웅크린 미안한 마음. 설령 그게 일로 맺어진 관계라도 나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딱 10년 만에 다시 그 길에 섰다.
10년 전에 심하게 앓았던 마음의 병이 도졌고, 그때의 사림들과 감정들이 스물스물 나에게 파고들면 마음이 무거워지고 의식 못하는 한숨을 내 쉬게 된다. 아. 의사선생님이 복식호흡하라고 했었지…
아마 다른 사람들도,
우리도 매일 앓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