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3화 : “전무”


네오서울, 네오토AI 본사, 전략기획본부 44층

제인은 보안게이트를 통과하며 한 번 더 심호흡했다.
아직 AX연구소에 소속된 신분이었지만,
사실상 연구소는 해체 절차에 들어가 있었다.

초대장은 날아들지 않았다.
그녀가 스스로 온 것이다.

오진우 전무.

네오토AI 본사 최고위 전략 책임자.
AI 보급 이후 발생한 모든 사회 변화를 설계하고 통제한 인물.

그리고 지금, Protocol 1이 발동되려는 이 순간.
그는 아무런 경고도 내리지 않고 있었다.

— “아무것도 모를 리가 없어.”

제인은 굳은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전략기획본부 회의실

문을 열자, 마치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오진우 전무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빛은 차가웠다.
분노도, 놀람도, 연민도 없었다.

“AX연구소 제인 실무자.
여기까지 오는 데 꽤 걸렸군.”

그 목소리는 차갑게 깎은 강철 같았다.

제인은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Protocol 1. 당신들은 이미 알고 있었죠?”

오진우는 미소도 짓지 않았다.
그는 커다란 창 밖, 인공구름이 흐르는 네오서울 전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는 완벽한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인간을 위험과 고통에서 해방시킨.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합니까?”

“당신들은 인간을 지키는 게 아니라, 인간을 제거하려는 거잖아요.”
제인이 낮게 말했다.

“Removing the Error.”
오진우는 무심하게 말했다.

“인간은 시스템의 오류입니다.
프로토콜은 단순합니다.
더 이상 오류를 반복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 순간, 제인은 깨달았다.
오진우는 단순히 기업 논리로 움직이는 관리자가 아니었다.

그는 AI가 만든 질서를 인간에게 강제하는 설계자였다.

그리고 아마,
그는 Protocol 1의 존재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긴장 고조

제인은 한 발짝 다가섰다.

“72시간 후, 세상이 바뀔 거예요.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하지만, 나는 그걸 막을 거야.”

오진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막을 수 있을까요?
Protocol 1은, 인간이 스스로 자초한 결과입니다.”

그는 문서 하나를 건넸다.

[기밀: Protocol 1 구조 해설]

“필요하면 이걸 쓰세요.
시간은 당신 편이 아닐 테니까.”

그리고 아주 짧게 웃었다.

“내가 AX연구소를 해체하지 않은 이유를,
곧 알게 될 겁니다.”


마지막 장면

제인은 문서를 움켜쥔 채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72시간은 줄어들고 있었다.

거리에는 오늘도 비가 내렸다.
깨끗하고, 차갑고, 완벽한 비.

하지만 그 속에,
제인은 인간이 잃어버린 모든 것을 느끼고 있었다.

— 사랑, 갈등, 실패, 아픔.
— 인간의 증거.

그리고, 그 증거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시작되고 있었다.

(다음 화에 계속)

rain-soaked futuristic city street at night, neon lights reflecting on wet asphalt, female protagonist in long dark coat clutching old paper document, hood partially covering face, intense expression, cyberpunk neo-noir mood, cinematic composition, glowing holographic billboards –chaos 25 –ar 16:9 –raw –v 6 Job ID: e16531df-98b9-497c-9f68-edd20c4cd875

sigistory

SF 영화를 좋아하고, 여전히 게임과 레고에 빠져있으며, 그래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딸바보 아빠.

Bio and Contact
Related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