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대부분 ‘잔혹함’속에서 일어나는 감동을 소재로 한다.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 쉰들러 리스트가 그러하였고, 카사블랑카가 그러하였다. 물론 그러한 잔혹함을 강조한 영화들도 있지만 위의 영화들과 더불어 인생은 아름다워는 오히려 잔혹함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전반부의 행복한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에서 유태인 수용소에서 아들을 살려내기 위한 눈물겨운 아들과의 전쟁 숨바꼭질로 전환되면서 더욱 극한 감동을 주었다.

살면서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인 만남을 만들어보려고 애써 본 적이 있는 사람은 귀도의 도라에 대한 사랑을 어렴풋이나마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귀족의 신분을 버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도라의 모습에도 우리는 여전히 눈물을 훔치며 감동을 받는다.

귀도가 조슈아를 숨기게 하고 독일군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장난감 병정처럼 걸어가는 장면에서는 그가 죽음을 맞으리라고 사실, 예상하지 못하였다. 그가 그의 아들을 살려내었기 때문에 그의 인생이 ‘아름다워’보이는 것일까. 아닐 것이다.

그는 조슈아에게 꿈을 담아주었다. 전쟁이라는 현실을 망각할 수 있는, 아직 어린 조슈아에게 인간의 잔혹함을 알려주고,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귀도는 낙천주의자에 언제나 유머가 풍부하고 재치있는 사람이었기에, 조슈아도 그런 삶을 살기를 바랬을 것이다. 1000점을 얻으면 탱크도 얻고 이 구질구질하고 냄새나는 곳을 나갈 수 있다는 아빠의 말을 철썩같이 믿는 조슈아는 결국 다른 유태인 아이들이 수용소에서 가스실에서 죽음을 당할 때 유일하게 그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귀도는 자신의 아름다운 인생을 조슈아에게 남겨주었다. 언젠가 어느 영화에선가 들었던 대사처럼, ‘그래도 인생을 살 만하다’라는 말을 남겨주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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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를 좋아하고, 여전히 게임과 레고에 빠져있으며, 그래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딸바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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