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러브 어패어(Love Affair, 1994)를 이야기하곤 한다. 고작 스무살 갓 나이에 보았던 영화지만, 나에게는 많은 이야기와 기억들이 남아있는 소중한 영화다. 갑작스럽게 찾아드는 사랑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며, 얼마나 따뜻하고, 또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 바로 사랑임을 오래오래 기억하게 만들어 주는 영화다. 극 중의 아네트 베닝은 당시의 많은 남성들에게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성상으로 기억되고 있으며,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그 아름다움이 여전히 빛을 내고 있는 아름다운 배우다.
아마 이 영화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것은 나에게는 영화가 갖는 영화적인 매력보다는, 그 영화를 향유했던 당시의 내 나이와 상황 그리고, 사람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여긴다. 모든 것에 서툴렀고, 특히나 사랑에 많은 서투름에 안타깝고, 서운하고 그렇기에 더욱 애틋하고, 바보같기만 했었던 사랑. 그래도 마음 하나면 사랑은 이루어지는 것이라 믿었고, 사랑이라면 모든 것을 다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그런 내가 살아 있던 시절의 영화다.
러브 어패어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그 때의 마음들도 함께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I like watching you move.
우린 험한 바다로 나가죠..
마이크. 비행기는 잊어요. 우리에겐 이틀의 시간이 있어요.Don’t look at me like that.
I was looking up. I knew you were there.
If you can paint, I can walk.
– 아네트 베닝Are you happy? What makes you happy?
I like watching you move.
– 워렌 비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