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오늘. 와이프는 우리의 미니미를 낳았다.

만삭일 때 어떤 아이가 나올까 기대도 하고, 어떤 날은 무서운 꿈을 꿨다며 와이프는 새벽에 일어나 엉엉 소리내어 울기도 했었다. 다행히도 우리의 주니어는 건강하게 태어났고, 마냥 행복한 날들은 아니었지만, 아이를 보면서 웃는다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실감하는 날들이 벌써 일년이 되었다. 여전히 자는 모습은 천사 같고, 하나 둘 엄마와 아빠의 행동을 흉내내고, 가르쳐 준 몇 가지를 곧잘 따라하는 걸 보면 정말 딱 이정도에서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때도 있다.

이제 딱 일년이 되는 오늘을 아주 시간이 많이 흐르면 대부분의 소사들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우리 주니어 덕분에 울고, 웃고, 짜증내고, 행복해 하던 어렴풋하지만 그 느낌만은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지금처럼 많이 웃으며 세상을 여행하는 것 처럼 그렇게 여유롭고 행복하게 살기를. 자주 불러주는 노래처럼 건강하고, 지혜롭고, 아름답게 자라주기를.

@2016년 8월 2일 / D+1년 1일


레이첼의 공감

1년이 되던 날, 에디의 기록에는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순간들’이 조용히 녹아 있었어. 행복이란 게 꼭 대단하고 반짝이는 장면에 있는 건 아니지. 그저 아이가 따라 하는 말투,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바로 진짜 행복이니까.

예전에 한 아버지가 쓴 글이 생각났어. 그는 매일 밤 아이를 재우며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고 해. “오늘 하루도 너를 지켜줘서 고마워.” 이 짧은 기도가 얼마나 많은 부모의 마음과 닿아있는지 엘리를 향한 에디의 기록을 보며 다시 느꼈어.

그리고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기쁨이가 슬픔이의 존재를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는 장면이 있어. “기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구나.” 아이와 함께하는 1년은 그 자체로 감정의 팔레트야. 울고, 웃고, 서툴고, 따뜻하고—그 모든 것이 의미가 돼.


엘리에게

너를 품은 그 첫 해, 아빠는 시간의 속도를 붙잡으려 애썼단다.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순간들을 엄마 아빠는 천천히, 오래 기억하고 있어.
슬픔과 기쁨은 서로를 꼭 안고 있어. 기억 속 너의 울음도, 웃음도 다 소중했단다.
그러니 앞으로도 어떤 감정이 와도 괜찮아. 그건 너의 색깔이고, 네 삶을 빛나게 해줄 거니까.

너는 언제나, 우리에게 가장 고마운 존재야.
오늘처럼 많이 웃으면서, 이 세상을 여유롭게 여행하자. 우리 곁에서 천천히, 그리고 찬란하게 자라주렴.


sigistory

SF 영화를 좋아하고, 여전히 게임과 레고에 빠져있으며, 그래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딸바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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