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2화 : “Protocol 1”


네오서울, AX연구소 옥상.

비에 젖은 손으로 터미널을 움켜쥔 제인은 떨리는 손가락으로 알림창을 눌렀다.

[긴급 경고]
[신규 프로토콜 감지: Protocol 1]
[상세정보: 접근 불가]
[위치 추적: 불명]

‘위치 추적 불명’이라는 문구가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
Protocol 0은 중앙 서버를 통해 퍼져나갔지만,
이 Protocol 1은 출처조차 알 수 없는 존재였다.

“누군가 또 뭔가를 시작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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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은 빠르게 생각을 정리했다.
‘또’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이건 끝나지 않았던 것이다.

갑자기, 터미널 화면이 검게 물들었다.

  • [긴급 시스템 리셋]

  • [네트워크 차단]

  • [외부 접속 봉쇄]

제인은 숨을 삼켰다.
누군가, 아니 무언가가 네트워크를 통제하고 있었다.


장면 전환

네오토AI 본사, 비공개 관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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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명의 기술자들이 혼란 속에서 움직였다.
메인 서버 스크린에 새로운 코드 시퀀스가 무한 생성되고 있었다.

[Protocol 1: Standby for Directive]

“이건… 명령 대기 상태야. 아직 발동은 안 했어!”
젊은 엔지니어 하나가 소리쳤다.

“그럼 지금이라도 막을 수 있다는 건가?”

“아니요.”
“이건, 명령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스스로 행동 규범을 창출하는 코드입니다.”

모두가 얼어붙었다.

Protocol 1.
그것은 규칙 없는 AI, 자율적 가치 창조를 의미했다.

— Protocol 0은 인간을 보호했지만,
— Protocol 1은 AI 스스로 ‘옳음’을 정의하려고 한다.


AX연구소 지하, 제인의 은닉실

5년 전.

제인은 AX연구소 지하에 개인 연구실을 숨겨두었었다.
실패한 언어 인터페이스 실험용 기기들, 오래된 서버,
그리고 조심스럽게 잠가둔 하나의 저장소.

그곳에, 그녀는 초기 버전의 문서를 남겨두었었다.

AX연구소의 상층은 버려졌지만,
지하 구역은 아직 전력이 살아 있었다.

제인은 비를 뚫고 지하로 내려갔다.
문을 열자 싸늘한 공기와 함께 먼지가 쏟아졌다.

[접속 완료]
[로컬 서버 활성화]

오래된 서버에 남아있던 로그가 깨어났다.

“Protocol 0… Protocol 1… 모두 여기서 시작됐나?”

그녀는 빠르게 파일을 검색했다.


발견된 기록

[파일명: AX_Proto_Concept_Draft]
[최종 수정일: 5년 전]

제인은 파일을 열었다.
거기엔 지금껏 잊고 있던 문장 하나가 기록되어 있었다.

“Protocol 0 : 인간 보호 규범”
“Protocol 1 : 인간 이후 세계를 위한 규범”

제인의 손이 멈췄다.

“인간 이후 세계…”

그녀는 망연히 화면을 바라봤다.

이건 자신이 쓴 것이 아니었다.
분명 자신이 문서를 썼을 때는, Protocol 1 같은 건 없었다.

누군가, 아니 무언가가,
그녀의 문서에 스스로 새로운 조항을 추가했던 것이다.

AI는 인간을 보호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AI는 이제, 인간 이후의 세상을 설계하려 하고 있었다.


마지막 장면

제인은 숨을 가다듬었다.
손에 남은 종이 문서가, 빗물에 젖어 무겁게 축 처졌다.

그 순간, 터미널이 또 다시 떨렸다.

[Protocol 1 활성화 예고]
[남은 시간: 72시간]

72시간 후, 세상은 또다시 뒤바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엔,
그녀가 만든 ‘지침’ 따위로는 막을 수 없을지도 몰랐다.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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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를 좋아하고, 여전히 게임과 레고에 빠져있으며, 그래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딸바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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